차세대 인공지능 개발을 위한 새로운 지능 구조인 ‘구조화된 인지 루프(SCL, Structured Cognitive Loop)’가 공개되면서, 대규모 언어모델을 넘어선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이 제시됐다.
25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발표회에서는 김명호 재능대학교 책임교수를 필두로 한 연구진이 SCL 아키텍처를 공식 발표했다. 김 교수는 과거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최고 기술 임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으며, 이번 연구에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출신 최완 바월드 대표, 전북대학교 양재동 명예교수 등 국내외 인공지능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SCL은 지금까지 인공지능 개발의 주류였던 대규모 모델 확장 중심의 접근과 차별화된 전략을 택한다. 기존의 거대언어모델(LLM)들은 대화 생성 등에서 뛰어난 성능을 보였지만, 비논리적 응답(일명 '환각'), 기억 오류, 목표 혼란 같은 문제점들도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연구진은 이러한 신뢰성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면 단순한 모델 크기 확대보다 구조적 설계가 핵심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SCL 아키텍처는 판단, 기억, 실행, 제어, 규범이라는 다섯 가지 인지 요소가 서로 연계돼 작동하는 틀을 통해 인공지능이 더욱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학습하고 행동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는 인공지능의 한계점을 제거하려 하기보다,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고 조절·완화함으로써 보다 예측 가능하고 투명한 시스템을 구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 구조는 아직 완성단계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이미 여행 산업, 금융 서비스, 노코드(개발자 없이 만드는 소프트웨어 구조) 개발 분야 등에서 실험적 도입이 이뤄지며 가능성이 확인됐다. 특히 공공서비스, 교육, 금융과 같은 분야에서 신뢰성과 책임성이 중요한 만큼, SCL이 이러한 영역에서의 인공지능 개발에 기반 기술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이 같은 흐름은 인공지능이 단순히 기능의 정확성만을 추구하던 단계에서 벗어나, 인간과의 협업과 사회적 수용성까지 고려하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SCL의 실험과 적용이 본격화되면, ‘신뢰 가능한 AI’를 구현하기 위한 국내외 기술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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