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에 뒤처지면 퇴출…액센추어의 초강수, 고용시장에 경고등

| 연합뉴스

미국의 글로벌 IT 컨설팅 기업 액센추어가 인공지능(AI)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는 인력에 대해 퇴출 조치를 강화하기로 하면서, 세계 고용시장에 새로운 경고음을 울리고 있다.

액센추어의 줄리 스위트 최고경영자(CEO)는 9월 25일(현지시간) 진행된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인공지능 관련 기술을 습득하거나 회사의 재교육 프로그램에서 성과를 내지 못한 직원은 회사를 떠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위트 CEO는 "우리가 요구하는 수준의 기술을 따라잡지 못하면, 결국 일정 단축 하에 퇴사하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인력 감축이 아니라, 기술 변화에 따른 생존 전환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액센추어는 지난 3개월간 약 1만 1천 명의 글로벌 직원을 정리했으며, 올해 11월 말까지 약 8억 6천 500만 달러(한화 약 1조 2천억 원) 규모의 구조조정 계획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해당 액수에는 퇴직금과 전환지원 프로그램 등이 포함돼 있다. 이번 구조조정은 단기적인 인건비 절감보다는 중장기적으로 AI를 중심축에 둔 조직 재편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실적은 반대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25 회계연도(2024년 9월~2025년 8월) 기준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7% 증가한 697억 달러(약 98조 3천억 원), 순이익은 6% 늘어난 78억 3천만 달러(약 11조 원)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생성형 AI 관련 신규 프로젝트 계약만 해도 1년 새 30억 달러에서 51억 달러로 급증하며 AI 사업 확장이 실적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확인됐다.

특히 액센추어는 전체 직원 77만 9천 명 중 약 7만 7천 명이 AI 및 데이터 분야 전문가라고 설명했다. AI 중심의 인재 재편과 함께, 회사는 이들을 '재발명가'(Reinventors)라 부르며 지원과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서, 조직 전체의 운영 철학을 AI 중심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기업 내 인사정책 전반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AI를 비롯한 신기술 도입이 가속화되는 상황에서, 단순 반복 업무에 머무는 인력은 점차 설 자리를 잃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AI 역량을 기준으로 핵심 인력을 선별하는 추세가 강화되면서, 글로벌 고용시장 전반에 걸쳐 ‘기술 격차에 따른 고용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