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에이전트, 비정형 데이터의 협업 파트너로 진화한다

| 김민준 기자

기업들이 디지털 콘텐츠를 다루는 방식이 급변하는 가운데, 비정형 데이터의 폭증이 인공지능(AI) 시대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문서, 영상, 이미지, 오디오 등 다양한 비정형 정보가 기업 내 콘텐츠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로부터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추출하는 일은 여전히 까다로운 과제로 남아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AI 에이전트의 기술 발전이 정적 콘텐츠를 동적인 의사결정 자산으로 탈바꿈시키는 주도적 역할을 맡고 있다.

박스(Box)의 최고기술책임자 벤 쿠스(Ben Kus)는 최근 오크타(Okta)가 주최한 ‘옥테인(Oktane)’ 행사에서 더큐브(theCUBE)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은 변화를 조명했다. 그는 "비정형 데이터가 기업 활동 전반의 중심에 있고, 이를 AI 기반으로 분류·이해·활용하는 기술이 핵심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벤 쿠스는 AI 에이전트가 기존의 단순한 챗봇 수준을 넘어, 사람처럼 콘텐츠를 이해하고 판단하는 ‘협업 파트너’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스는 최근 비정형 콘텐츠에 대한 자동 분류 기술을 공개해, 수백만 건에 달하는 파일 가운데 민감정보와 가치 있는 자료를 태깅하고 식별할 수 있도록 AI를 활용하고 있다. 이는 보안과 규제 준수 측면은 물론, 정보 검색의 효율성까지 한층 향상시킨다.

그는 이어 "고객 대부분이 오래된 데이터를 삭제하지 않으려 한다는 점에서 분류 기술은 방대한 정보의 구조화를 위해 필수"라며 "AI는 보안 목적뿐 아니라 사용자의 관심사에 따라 데이터를 분류해 맞춤형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핵심 축은 '검색 강화 생성(RAG: Retrieval-Augmented Generation)' 기술의 도입이다. RAG는 단순히 문서 원문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수천 개 파일 속에서 정확한 답변을 빠르게 도출해주는 새로운 유형의 정보 검색 방식이다. 벤 쿠스는 “영업 부서의 요청 하나로 AI가 수십 기가바이트 데이터를 탐색해 구체적인 해답을 제공하는 사례가 일상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기능이 기업용 AI의 대표적 활용 사례로 정착 중이라고 전했다.

AI 에이전트의 발전은 단편적인 기술 진화를 넘어, 기업이 데이터 중심 의사결정을 가속화하는 데 있어 촉매로 작용하고 있다. 벤 쿠스는 “비정형 데이터가 여전히 산업 내 가장 활용되지 않은 자산이며, AI의 역할은 그 잠재력을 구조화하고 가치로 전환하는 데 있다”며 기술과 거버넌스, 보안을 함께 고려하는 'AI 중심 콘텐츠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임을 강조했다.

이번 인터뷰는 실리콘앵글(SiliconANGLE)과 더큐브 미디어가 공동 진행한 오크타 옥테인 행사 특별 방송의 일환으로, AI 도입과 보안, 데이터 거버넌스를 연결짓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AI 에이전트는 이제 단순 업무 자동화를 넘어, 진정한 지능형 협업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