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고 한국어와 국내 산업환경에 특화된 대규모 인공지능 모델 ‘SOTA K’를 처음으로 선보였다. 이 모델은 글로벌 최신형 AI인 GPT-4o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한국어 경어법, 지역 방언, 법률·금융 분야의 전문 용어까지 자연스럽게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돼 주목받고 있다.
KT는 9월 29일, SOTA K 출시를 공식 발표하며, 단순한 AI 모델을 넘어 한국 사회에 실제로 적용 가능한 ‘로컬 AI’로 진화시켰다고 밝혔다. 기존 대형 언어모델(LLM)은 주로 영어 기반으로 설계돼 한국어의 문맥이나 사회적 함의를 완벽히 반영하지 못하던 한계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KT는 국내 고품질 학습 데이터를 대규모로 학습시켰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GPT-4o를 한국 실정에 맞게 조정했다는 설명이다.
이 AI 모델은 ‘데이터 주권 보호’, ‘한국 문화 이해’, ‘모델 선택권 보장’, ‘책임 있는 AI 구현’이라는 네 가지 한국형 AI 철학을 토대로 설계됐다. 특히 업무 현장에서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언어 이해력을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한국어 경어법은 물론, 지역별 방언이나 특정 직군에서 쓰이는 전문 용어까지 맥락에 맞춰 처리할 수 있어 고객상담이나 행정처리 등 실무에 폭넓게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KT는 자체적으로 개발한 정량 및 정성 평가 기준으로 SOTA K의 성능을 검증했다. GPT-4o와의 비교에서 한국어 이해력, 텍스트 생성, 논리적 추론, 사회·문화적 적합성, 산업별 지식 정확도 등에서 전반적으로 우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사나 법령 등 한국 특유의 고난도 지식을 요하는 분야에서는 GPT-4o보다 높은 정확도를 기록해, 공무원 시험이나 귀화 시험 같은 실전 테스트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적용 사례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KT는 메리츠화재, EBS, 연세의료원, 한국전력공사 등 주요 국내 기업 및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사전 검증을 마쳤으며, 자사 B2C(소비자 대상) 사업에 우선 도입한 뒤, 향후 파트너 기업으로의 서비스 확대를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안정성과 상용 가능성을 점검한 뒤 본격적인 시장 확장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흐름은 단순히 AI 기술 고도화를 넘어, 각 국가의 언어·문화·법체계에 맞춘 현지화형 인공지능 모델 개발 경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KT가 발표한 SOTA K는 한국 AI 산업의 기술 자립성과 글로벌 협업 모델의 성과를 동시에 보여준 사례로, 향후 국내외에서 유사 경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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