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챗GPT로 '바로 결제 쇼핑' 시대 연다…구글·아마존 긴장

| 연합뉴스

오픈AI가 인공지능(AI) 챗봇 ‘챗GPT’를 활용해 직접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기능을 선보이면서, 전자상거래와 검색 플랫폼 간 경쟁 구도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오픈AI는 9월 29일(현지시간) 챗GPT에서 사용자가 제품을 선택하고 곧바로 결제까지 진행할 수 있는 ‘즉시 결제(Instant Checkout)’ 기능을 정식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기능은 먼저 미국 기반 전자상거래 플랫폼 엣시(Etsy)와 캐나다 업체 쇼피파이(Shopify)에서 제공되며, 챗GPT 사용자들은 해당 플랫폼에 등록된 단일 상품을 외부 웹사이트에 접속하지 않고도 챗봇 내에서 바로 결제할 수 있다.

해당 기능은 유료 가입자만을 위한 서비스가 아니라, 챗GPT 무료 이용자를 포함한 대부분 사용자에게 열려 있다. 오픈AI는 챗GPT 내에서 이뤄지는 거래에 대해 일정 수수료를 부과하지만, 플랫폼 이용자에게는 별도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오픈AI와 이커머스 플랫폼 간 협의된 수수료율 등 구체적 계약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러한 직접 결제 기능은 AI 기반 서비스가 단순 질문 응답 단계를 넘어 실생활에서 실제 거래까지 처리해주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오픈AI는 이번 시스템이 ‘에이전틱 커머스 프로토콜’(Agentic Commerce Protocol)이라는 기술 기반 위에서 작동하며, 미국 핀테크 업체 스트라이프(Stripe)와 결제 시스템 구축을 함께 진행했다고 밝혔다. 스트라이프는 이미 챗GPT의 구독 결제 시스템도 지원 중이다.

AI 챗봇을 통한 직접 쇼핑과 결제 기능이 현실화되면서, 전통적인 검색 기반 전자상거래 구조에도 변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검색을 중심으로 정보를 탐색하고 외부 링크를 통해 쇼핑하던 방식에서, 사용자들은 이제 챗봇 대화를 통해 바로 제품을 확인하고 구매까지 마무리할 수 있다. 이는 전통적으로 온라인 쇼핑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해 온 구글에게는 분명한 도전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들어 소비자들이 제품 정보를 찾을 때 AI 챗봇을 활용하는 비율이 늘어나면서, 구글 검색 엔진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오픈AI는 이번 기능을 시작으로 향후 장바구니 담기, 한 번에 여러 제품 결제하기, 미국 외 지역으로의 서비스 확대 등 추가 기능도 준비 중이다. 이 같은 흐름은 AI 챗봇이 단순 연구 도구나 언어 모델을 넘어서 종합 생활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며, 전자상거래 시장의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