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진흥공사가 해양산업의 구조적 변화를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산업 전반에 AI 기술을 도입해 현장 효율을 높이고, 위기 대응력을 끌어올리겠다는 포괄적인 계획을 확정한 것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9월 30일, 해운·항만·물류 등 해양산업 전 분야에 적용 가능한 AI 추진과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 방안에는 실질적인 업무 혁신을 유도할 수 있는 현장 맞춤형 AI 기술 도입뿐 아니라, 해양특화 AI 모델 개발, 데이터 기반 판단 표준화, 초고성능 연산 인프라(GPU) 지원 등 인프라 확충 내용이 폭넓게 포함됐다.
앞서 해진공은 2023년 민간 기업이나 정부 기관 중 처음으로 해양산업 디지털 역량을 진단하고, AI 기술을 해양 현장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해왔다. 이후 디지털 기술 교육과 업계와의 협력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인식 전환 작업도 진행해 온 상태다. 올해는 이 같은 기초 작업을 발판 삼아 기술 검증과 실제 적용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추진과제 가운데 눈에 띄는 항목으로는 ‘K-해양 AI 나침반’ 운영과 'AI 해상 실크로드'라는 표현으로 상징화된 새로운 물류 네트워크 구축이 있다. 또한 AI 기술을 기반으로 항만·선박·물류 전 과정을 24시간 통합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업이 위기를 겪을 때 즉각적인 대응을 지원하는 통합관제 기술도 검토 중이다. 중장기적으로는 ‘해양 AI 혁신기금’을 조성해 지속 가능한 산업 전환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도 내걸었다.
안병길 해양진흥공사 사장은 이번 계획에 대해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우리나라 해양산업의 체질 개편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융 중심의 전통적 지원에서 벗어나, 대한민국을 글로벌 해양 AI 선도국으로 이끌기 위한 실질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AI 기술이 그간 다소 소외돼 온 해양산업까지 깊숙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해진공의 전략이 체계적으로 실행되고 민간 부문과 연계된다면, 향후 국내 해운·항만 산업이 글로벌 디지털 경쟁력에서도 한층 앞서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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