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정 회장 “AI로 산업 혁신”… 동원그룹, 제조·유통 전면 디지털 전환

| 연합뉴스

김남정 동원그룹 회장이 인공지능(AI)을 미래 산업 혁신의 핵심으로 지목하며, AI 기술 개발과 확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그룹 창업주 고(故) 김재철 명예회장의 사업 철학을 계승해, 동원이 단순한 식품기업을 넘어 국가 산업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번 발언은 9월 30일 서울 양재동 aT센터에서 열린 '2025 동원 AI 컴피티션' 행사 현장에서 나왔다. 이 대회는 동원그룹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공동 주최했으며, 인공지능을 활용한 산업 문제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김 회장은 대회에서 AI 기술이 실제 제조·유통 등 산업 현장에서 가시적인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강조했다.

대회의 주요 과제는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한 소비자 유형 분석과 신제품 수요 예측'이었다. 참가자들은 동원F&B의 신제품인 '동원맛참', '리챔 오믈레햄' 등을 대상으로 소비자의 구매 가능성을 예측하는 AI 모델을 개발했으며, 일부 모델은 95% 이상의 높은 예측 정확도를 보여 특허 출원도 추진 중이다. 이는 AI가 단순한 이론적 기술이 아니라, 제품 개발과 마케팅 전략 수립 등 실질적인 기업 의사결정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동원그룹은 이번 대회를 단발성 행사로 끝내지 않고, AI 역량을 지속적으로 키우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자체 개발한 언어모델 기반 AI 시스템 ‘동원GPT’를 사내에 도입해 전 직원 대상 실습 교육과 내부 경진대회 등을 통해 업무 현장에 AI를 접목하는 방식을 실험해왔다. 결국 AI가 업무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신규 사업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룹 전체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수단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동원그룹의 AI 육성 전략은 창업주 고 김재철 명예회장의 교육 기부에서도 나타난다. 김 명예회장은 지난해 544억 원을 KAIST에 기부해 ‘김재철 AI대학원’ 설립을 지원한 바 있으며, 이는 동원이 AI 분야 인재 양성과 기술 저변 확대에도 비중을 두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국내 제조업과 유통업 전반에 AI가 본격적으로 확산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대기업 중심의 AI 도입이 중견 및 중소기업까지 번지면, 산업 전반의 생산성과 혁신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함께 나온다. 동원그룹이 AI를 통해 어떤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에 따라 다른 기업들의 참여도도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