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금융 보안 기업 피드자이, 1,080억 투자 유치…디지털 유로 사기 방지 책임진다

| 김민준 기자

사이버 금융 범죄 방지 전문 기업 피드자이(Feedzai)가 최근 7,500만 달러(약 1,080억 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피드자이의 기업 가치는 20억 달러(약 2조 8,800억 원)를 넘어섰다. 동시에 피드자이는 유럽중앙은행(ECB)과 디지털 유로 결제 시스템의 핵심 사기 방지 매커니즘을 구축하는 내용의 프레임워크 계약도 체결했다고 밝혔다.

2011년에 설립된 피드자이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금융 범죄 대응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 플랫폼은 머신러닝, 빅데이터, 실시간 분석을 결합해 금융 거래 및 고객 행동, 기기 정보, 제3자 데이터 등을 초 단위로 분석하고, 이상 징후를 탐지해 의심 거래 여부를 평가한다. 피드자이의 시스템은 거래 승인, 거절, 추가 인증 요구 등 대응 옵션을 제시하며, 금융기관 내부 시스템 및 외부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와 연계해 다양한 리스크 및 컴플라이언스 툴을 통합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현재 피드자이의 솔루션은 전 세계 10억 명 이상의 사용자 데이터를 보호하고 있으며, 연간 700억 건 이상의 이벤트를 처리하고 8조 달러(약 1경 1,500조 원) 규모의 결제를 분석하고 있다. 회사 측은 지금까지 20억 달러(약 2조 8,800억 원) 이상의 금융 사기 피해를 예방했고, 2,000만 시간 이상의 분석 시간을 절감했다고 설명했다.

투자에는 린스 캐피탈(Lince Capital), 이베리스 캐피탈(Iberis Capital), 익스플로러 인베스트먼츠(Explorer Investments)와 기존 투자자인 옥시 캐피탈(Oxy Capital), 부에나비스타 에퀴티 파트너스(Buenavista Equity Partners)가 참여했다. 피드자이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누노 세바스티앙(Nuno Sebastião)은 “우리는 처음부터 사람과 조직을 금융 범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회사를 설립했다”며 “이번 투자로 더욱 다양한 결제 방식을 안전하게 도입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밝혔다.

ECB와의 프레임워크 계약은 디지털 유로의 사기 리스크 관리와 관련한 기술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는 유럽연합(EU)의 전략과 맞물려 있다. 해당 계약의 추정 가치는 7,910만 유로(약 9282만 달러), 최대 규모는 2억 3,730만 유로(약 2억 7,847만 달러)에 달한다. 피드자이는 회계법인 PwC와 협력해 EU의 보안 및 개인정보보호 기준에 부합하는 사기 탐지 시스템을 구축하게 될 예정이다. 다만 이번 계약은 지침 수립을 위한 것으로, 실제 시스템 개발은 향후별도 결정된다.

ECB가 추진하는 디지털 유로 플랫폼의 전반적인 설계와 개발은 ECB 이사회와 EU 법률을 근거로 진행되며, 피드자이를 포함한 적격 기업들과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일정이 조율될 예정이다. 세바스티앙은 “디지털 유로까지 아우르는 차세대 금융 인프라 보안의 핵심 파트너로 선정된 것은 큰 명예이자 막중한 책임”이라며 “AI 알고리즘이 변화무쌍한 사기 시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우리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