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기업가치 5,000억 달러 돌파…스페이스X 제치고 비상장 1위

| 김민준 기자

오픈AI가 진행한 66억 달러(약 9조 5,000억 원) 규모의 구주 매각이 완료되면서, 이 인공지능 선도기업의 기업가치가 사상 최고치인 5,000억 달러(약 720조 원)를 기록했다. 이번 거래로 오픈AI는 스페이스X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기업가치를 지닌 비상장 벤처 기업 반열에 올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번 구주 매각은 기존 직원과 전 직원이 보유한 지분 일부를 외부 투자자에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이뤄졌으며, 전체 발행 가능한 구주 규모는 당초 60억 달러에서 103억 달러 규모로 상향 조정됐다. 그러나 실제 매각된 지분은 전체의 약 3분의 2 수준으로 집계됐다.

오픈AI의 이 같은 행보는 최근 유니콘 기업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비상장 지분 유동화 추세를 반영한 결과다. 특히 IPO를 눈앞에 두기 어려운 고성장 기업들이 직원 보상과 유인 수단으로 구주 매각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 2월 핀테크 기업 스트라이프는 915억 달러(약 131조 8,000억 원) 가치의 지분을 기존 직원 및 퇴사자 대상으로 매각했으며, 데이터 플랫폼 기업 데이터브릭스도 지난해 말 620억 달러(약 89조 3,000억 원) 가치로 100억 달러(약 14조 4,000억 원) 규모의 자금 조달과 함께 구주 매각을 단행한 바 있다.

OpenAI는 앞서 4월 일본 투자 대기업 소프트뱅크로부터 최대 400억 달러(약 57조 6,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이미 3,000억 달러(약 432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이번 구주 거래로 그 가치는 한층 더 높아진 셈이다.

업계에선 오픈AI의 가파른 몸값 상승이 단순한 시장 수요를 넘어, 생성형 인공지능(Generative AI) 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 기대와 전략적 중요성 반영이라고 해석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 회사에 다수의 직접적 투자와 함께 애저 기반 서비스에 오픈AI 모델을 통합하는 등 협업 영역을 빠르게 확장 중이다.

스페이스X 역시 지난 여름 400억 달러(약 57조 6,000억 원)의 지분 거래를 통해 유례없는 가치 평가를 받았지만, 이번 오픈AI의 기록 앞에서는 2위 자리에 밀려나게 됐다. 최근 몇 년간 비상장 유니콘 시장은 AI·핀테크·데이터 산업 등의 폭발적 성장과 함께 평가 기준 자체가 새롭게 형성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오픈AI 사례처럼 구주 거래가 IPO 대체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으며, 비상장 기업에 투자 기회를 넓히는 동시에 기존 투자자와 임직원에게 유동성을 제공하는 중요한 도구가 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5,000억 달러라는 상징적 숫자를 넘긴 오픈AI는 이제 단순한 연구기관을 넘어 AI 산업의 새로운 질서와 가치를 만들어가는 핵심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