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 듀얼엔트리(DualEntry)가 시리즈 A 펀딩에서 9,000만 달러(약 1,296억 원)를 유치하며 금융 ERP 시장의 혁신을 선언하고 나섰다. AI 자동화 기술을 기존 기업 재무 플랫폼에 전면적으로 도입해 레거시 ERP 소프트웨어를 대체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이번 투자는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와 코슬라 벤처스가 주도했으며, 구글(GOOGL)의 기업 투자 부문인 GV도 참여했다. 듀얼엔트리의 기업 가치는 이번 라운드에서 4억 1,500만 달러(약 5,976억 원)로 평가받았다.
ERP는 오라클(ORCL)의 넷스위트(Netsuite), 세이지(Sage), 아쿠마티카(Acumatica) 등이 주도해온 전통적인 소프트웨어 시장으로, 재무 회계, 세무, 규제 준수 등 핵심 기능을 포괄하지만 구축과 유지에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듀얼엔트리는 이러한 비효율성과 자동화 한계를 AI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듀얼엔트리는 수취 및 지급 관리, 원장 회계, 실시간 은행 연결, 재무 계획 및 분석 등 광범위한 기능을 제공하고, 트랜잭션 매칭, 수기 정산, 연결회사 배분, 이상 탐지 등 반복적인 작업을 AI 기반으로 자동화한다. 이 회사는 특히 기존 ERP 기업들이 단순한 ‘AI 레이어’를 덧입히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반면, 자사 플랫폼은 처음부터 AI 중심으로 설계돼 업무 자동화의 깊이와 효율성에서 차별화를 이뤘다고 강조한다.
더 나아가 듀얼엔트리는 ERP 도입 과정 자체도 획기적으로 단축시켰다고 설명한다.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산티아고 네스타레스(Santiago Nestares)는 과거 본인의 스타트업에서 ERP로 전환을 시도했던 실패 경험을 토대로, 설치와 커스터마이징이 쉬운 대안을 개발하게 됐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들이 내놓은 '넥스트데이 마이그레이션(NextDay Migration)' 기능은 AI 맵핑 알고리즘을 통해 기존 회계 데이터를 하루 만에 이전하며, 통상 수개월이 소요되는 구축 기간을 대폭 단축시킨다.
회사는 특히 퀵북스(QuickBooks) 같은 단순 회계 시스템으로는 감당이 어려운 중견 기업을 주 타깃 고객으로 삼고 있다. ERP 전환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데이터 마이그레이션과 시스템 통합 문제를 해소하고자, 듀얼엔트리 플랫폼은 전 세계 1만 3,000개 이상의 은행 및 외부 시스템과 연동 가능하다. 덕분에 인적 자원, CRM, 외부 회계 시스템 등에서 발생하는 단절된 데이터를 하나로 통합하고, 이를 실시간 대시보드와 시각화 도구로 바로 연결할 수 있다.
이번 투자 유치로 확보한 자금은 현재 40여 명 규모인 팀을 확대하고, 제품 R&D 속도와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는 데 투입될 예정이다. 투자사 라이트스피드의 라비 마트레(Ravi Mhatre)는 “ERP 시장은 전체적으로 5,000억 달러(약 720조 원) 규모에 이르며, 수많은 기업들이 AI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기존 시스템에 막혀 고립돼 있다”며 “듀얼엔트리는 AI 시대에 걸맞게 ERP를 근본부터 재설계했으며, 빠른 시장 반응이 그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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