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NVDA)가 인간 수준의 추론 능력을 갖춘 물리적 인공지능(Robotics AI) 분야에서 기술적 진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최근 한국에서 열린 로봇 학습 컨퍼런스(CoRL)에서 엔비디아는 새로운 오픈 모델과 시뮬레이션 라이브러리를 공개하며,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작동할 수 있는 기반을 한층 강화했다. 회사는 “인간형 로봇이 다음 물리적 AI의 경계”라며, 이번 기술 업그레이드를 통해 연구 중심의 로봇을 일상생활로 끌어오는데 필수적인 컴퓨팅 인프라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가장 주목할 만한 발표는 ISAAC GR00T N1.6 모델이다. 이는 시각, 언어, 행동을 결합한 멀티모달 AI로, 로봇이 복잡한 명령을 분해하고 일상적인 상식을 바탕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한다. 엔비디아는 해당 모델을 물리적 AI의 ‘두뇌’로 정의하고 있다. GR00T는 기존 버전 대비 물체를 다루는 유연성과 동시작업 성능이 향상돼, 무거운 문을 열거나 여러 물체를 옮기는 등의 고난도 작업도 가능하다.
또한 구글 딥마인드와 디즈니 리서치가 공동 개발한 오픈소스 물리 엔진 '뉴턴'과 새로운 코스모스 월드 시뮬레이션 모델도 공개됐다. 뉴턴 엔진은 엔비디아의 ISAAC Lab에서 사용 가능하며, 실제 환경과 유사한 동작 시뮬레이션을 제공해 개발 시간을 줄이고 효율을 높인다. 코스모스-프리딕트 및 코스모스-트랜스퍼 모델은 가상의 물리적 환경을 생성해, 물리 AI 학습에 필요한 대규모 데이터를 저비용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새로운 프리딕트 모델은 다양한 시점에서의 로봇 데이터를 영상으로 생성할 수 있으며, 추론 성능과 비용 최적화 면에서도 기존보다 우수하다는 평가다.
엔비디아는 물리적 AI 개발을 위해 세 가지 핵심 컴퓨터 구성을 제시했다. 블랙웰 기반의 DGX 또는 HGX 시스템에서 AI 모델을 학습하고, RTX PRO 서버와 옴니버스(Omniverse) 플랫폼에서 시뮬레이션 및 테스트를 진행하며, 최종적으로 젯슨 AGX Thor 시스템에서 로봇에 직접 탑재해 실시간 추론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디지털 트윈 기반의 개발 주기를 현실화하고 있다.
특히 슈퍼컴퓨터급 성능을 지닌 젯슨 AGX Thor는 128GB 메모리와 최신 GPU를 장착해, GR00T 및 코스모스 모델을 실행하기에 충분한 처리 능력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엔비디아는 로봇의 두뇌부터 신체, 학습 환경까지 포괄적으로 통합한 컴퓨팅 생태계를 완성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이번 기술 공개를 통해 자사의 물리적 AI 전략이 ‘개방성(Open Source)’에 기반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레브 레바레디안(Rev Lebaredian) 시뮬레이션 기술 부사장은 “모든 연구자들이 동일한 툴과 알고리즘을 공유하며, 함께 frontier를 개척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스타트업과 학계 연구자들에게도 엔비디아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와 라이브러리가 큰 보탬이 될 것이라며, 생태계 차원에서 물리 AI의 진보를 가속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번 발표는 엔비디아가 단순한 하드웨어 공급 업체를 넘어 물리적 인공지능의 전주기 기술 공급자로 도약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로봇의 ‘뇌’, ‘몸’, ‘훈련장’을 모두 책임지는 새로운 모델은 경쟁사들과의 차별점을 공고히 하며, 엔비디아의 AI 중심 성장 비전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켰다. 물리적 AI의 실현을 위한 이 같은 기술적 진보는, 향후 자율 로봇 및 서비스용 휴머노이드 시장 확대에 있어 주요한 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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