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A의 진화, '에이전틱 AI'로… 인간과 협업하는 자동화 시대 열린다

| 김민준 기자

로보틱 프로세스 자동화(RPA)가 단순한 반복 업무를 넘어, 인간의 의사결정을 보조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로 진화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RPA를 기반으로 한 자동화 기술이 기업 내 복잡한 판단과 협업까지 지원할 수 있는 다음 단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열린 유아이패스(UiPath)의 연례 컨퍼런스 ‘퓨전 2025(Fusion 2025)’에서는 RPA의 새로운 진화 방향이 집중 조명됐다. 행사에 참여한 다나 포르파 UiPath 글로벌 조달·부동산·여행 부문 부사장은 "RPA가 소멸되고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우리는 RPA를 발판 삼아 에이전트 기반 AI로 전환하고 있다"며, 이미 구축된 RPA 인프라 위에 에이전틱 AI가 탑재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에이전틱 AI는 단순 실행으로만 기능하던 기존 봇의 한계를 넘어, 실시간으로 인간과 정보를 주고받으며 의사결정을 보조하는 것이 핵심이다. 포르파는 “기존에는 회계 마감 시 상품 수령 확인을 일일이 담당자가 추적해야 했지만, 이제는 에이전트가 해당 업무를 대신하며 추가 질문에 대한 답변까지 제공한다”고 소개했다. 그 결과, 인력이 더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히테시 라마니 UiPath 부최고재무책임자(CFO)는 RPA와 에이전트 역할의 경계를 명확히 설명했다. 그는 “기업 내부의 프로세스는 결정론적 작업과 확률적 과정을 포함하고 있다”며, “전자는 반복적이고 인지 기술이 필요 없는 작업으로, 자동화가 효율적으로 적용되는 영역”이라고 말했다. 반면 “후자는 인지와 판단을 요구하는 영역으로, 에이전트가 개입해야 하며 반드시 인간의 감독과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에이전틱 AI는 단순한 생산성 향상을 넘어, 신뢰 기반의 자동화를 실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이 같은 ‘휴먼 인 더 루프(Human-in-the-Loop)’ 구성이 앞으로의 기업 자동화 전략에서 핵심이 될 전망이다.

UiPath는 RPA 시장의 선도 기업으로 불리며, AI 통합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전 세계 기업 고객들이 자동화를 통해 가시적인 비즈니스 가치를 창출하는 경로를 조명했다. 기업들이 RPA와 AI를 결합해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통제력과 책임성을 확보하는 모델로 전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에이전틱 AI는 이제 자동화 기술의 다음 진화 단계로 평가받고 있다. 기술과 인간이 협력하는 새로운 업무 방식은 단순 자동화를 넘어 기업 역량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계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