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페이스, 시리즈 E서 1억 달러 유치… AI 친화 DB 플랫폼 '승승장구'

| 김민준 기자

포스트그레SQL(PostgreSQL) 기반 데이터베이스 기업 수페이스(Supabase)가 시리즈 E 단계에서 1억 달러(약 1,440억 원)의 자금을 유치하며 기업가치 50억 달러(약 7조 2,000억 원)를 인정받았다. 이는 올해 4월 실시한 2억 달러(약 2,880억 원) 규모 시리즈 D 투자에 이어 5개월 만에 성사된 대형 딜로, AI 개발자 친화적인 오픈소스 기술력을 앞세운 확장 전략이 자본시장의 주목을 받은 결과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엑셀(Accel)과 피크 XV(PEAK XV)가 주도했다. 수페이스 측은 투자금으로 기업용 확장 버전 ‘멀티그레스(Multigres)’를 개발하는 한편, 핵심 인재 채용과 오픈소스 생태계 지원 강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구글의 분산 데이터 기술 비테스(Vitess) 공동 창업자인 수구 소구마라네(Sugu Sougoumarane)를 새롭게 영입해 대규모 확장성 확보에 힘을 실을 예정이다.

수페이스는 기존 포스트그레SQL에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사이버보안 채널,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선 기능 등을 통합해 사용자 맞춤형의 클라우드형 데이터베이스 플랫폼을 구축한 기업이다. 특히 AI 모델의 핵심 데이터 구조인 임베딩(embedding)을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운용할 수 있도록 오픈소스 벡터 데이터 확장 도구 'pgvector'를 지원하는 점이 차별화 요소로 평가받고 있다.

AI 기능 측면에서는 파이썬 기반 API를 통해 사용자가 비즈니스 데이터를 손쉽게 임베딩으로 전환하여 저장할 수 있도록 했고, 서버리스 방식의 ‘엣지 펑션(Edge Functions)’ 기능을 도입해 자바스크립트 개발자들도 손쉽게 AI 기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10만 개 이상의 오픈소스 모델을 제공하는 허깅페이스(Hugging Face)와의 통합으로 다양한 AI 모델을 데이터베이스 상에서 직접 구동할 수 있는 점도 성장 동력으로 작용했다.

수페이스는 이번 투자 유치와 별도로, 플랫폼 초기 기여자와 고객들을 위한 100만 달러(약 14억 4,000만 원) 규모 커뮤니티 펀딩도 준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오픈소스 중심의 ‘개발자 친화 기업’이라는 수페이스의 브랜드 이미지는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또한 직원들의 지분 유동성에도 신경 쓰며, 매 라운드마다 행사된 ‘25% 보유 주식 매각 허용’ 방침 역시 이번에도 이어질 계획이다.

현재 수페이스의 글로벌 개발자 사용자는 400만 명 이상으로, 올해 상반기 대비 두 배 증가했다. 이는 최근 AI 개발 트렌드 속에서 수페이스가 제공하는 벤처 친화적이면서도 기술적으로 완성도 높은 데이터 인프라가 시장의 수요에 정확히 부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경쟁사 니온(Neon)을 인수한 데이터브릭스(Databricks)의 행보와 맞물려, 수페이스 역시 AI 중심 데이터 플랫폼 시장의 핵심 주자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