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이조스, AI 산업에 '버블 경고'…"과열 속에서도 혁신은 살아남는다"

| 연합뉴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가 인공지능(AI) 산업에 과열된 분위기가 일부 나타나고 있다며 버블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동시에 그는 이러한 거품조차도 장기적으로는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베이조스는 10월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이탈리안 테크 위크'에 참석해 최근 AI 산업의 투자 열기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그는 현재 상황에 대해 "일종의 산업적인 버블"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일부 투자에서는 기업 본연의 가치, 즉 펀더멘털(기초 체력)과 괴리된 주가가 형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성급하게 미래의 가능성만 보고 가격을 올리는 전형적인 거품 단계로 해석할 수 있다.

그는 또 버블이 형성되는 전형적인 특징으로 시장의 지나친 기대감도 지적했다. 베이조스는 "사람들이 매우 흥분해 있는 상태"라면서, 높은 관심이 AI와 관련된 거의 모든 아이디어나 기업에 투자를 몰리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러한 환경에서는 진짜 혁신과 실속 없는 아이디어를 구별하는 것이 어렵다고 경고했다.

다만 그는 이 같은 과열 현상이 반드시 부정적인 결과만을 가져오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과거 정보기술(IT) 혁명이나 인터넷 산업이 그러했듯, 초기의 과대 평가와 혼란 속에서도 결국 사회 전체가 기술 발전의 혜택을 누리게 된다는 설명이다. "먼지가 가라앉고 난 뒤, 가치를 창출한 기업들이 살아남으며 전체 산업과 사회에 혜택을 준다"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실제로 과거 2000년대 초 인터넷 기업들이 지나친 기대 속에 폭등한 뒤 급락했던 사례, 이른바 '닷컴 버블'과 비교할 때, 현재 AI 산업 역시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최근 미국 증시를 중심으로 AI 반도체, 언어모델, 로봇기술 등을 내세운 기업들의 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투자 과열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

베이조스는 이러한 맥락에서 AI가 만들어낼 장기적 변화 가능성에 주목했다. 그는 "AI는 실재하는 기술이며 결국 모든 산업을 변화시킬 것"이라며,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단순한 거품이 아닌 역사적 전환점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AI 산업 내 자본의 방향성과 기업들의 진정한 경쟁력을 가리는 변곡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단기적으로는 주가 변동성과 투자 리스크가 크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살아남은 기술과 기업이 산업 구조를 뒤바꾸며 사회 전반에 실질적인 이익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