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내비게이션, 추석 귀성길서 빛과 그림자…예측력 한계 지적

| 연합뉴스

추석 연휴 첫날,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한 내비게이션 예측이 일부 운전자에게는 유용했지만, 다른 일부는 예측의 한계를 실감하며 수 시간 지체를 겪었다. 대규모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간 단축을 기대할 수 있지만, 돌발 상황에는 여전히 대응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몇 년 사이 AI 내비게이션 기술은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티맵, 카카오내비 등 주요 내비게이션 앱은 단순히 실시간 교통 상황만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명절 교통 패턴과 실시간 위치·속도 정보, 고속도로 통행량 통계 등을 종합 분석해 수 시간 뒤 교통 흐름까지 예측하려 한다. 과거에는 단순히 '막히는 구간' 정도만 알려줬다면, 이제는 언제 어디에서 정체가 발생하고 해소될지를 대략적으로 알려주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기술적 진보에도 불구하고 운전자 개인의 체감 효율은 여전히 엇갈린다. 추천 경로대로 따라가 정체를 피한 경우도 있지만, 많은 운전자가 동시에 같은 경로에 몰리면서 오히려 새로운 정체 구간을 만들어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연휴 초기나 마지막 날처럼 교통량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예상 오차가 클 수밖에 없다. 예기치 않은 사고나 기상 악화, 임시 도로 통제 같은 변수는 AI 예측 모델에 반영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AI 교통 예측 기술을 '길잡이'로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실제로 전면 도입을 준비 중인 차세대 교통망 기술 C-ITS(차세대 지능형 교통시스템)는 차량과 도로, 교통관제센터가 실시간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돌발 상황에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AI 기반 예측의 정확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운전자가 AI 예측을 더욱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한 가지 앱만 고수하기보다는 다수의 내비게이션 앱 데이터를 교차 확인하고, 라디오 등 다른 정보 채널도 병행 사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언제든 경로를 유연하게 조정할 수 있도록 운전 전 여유 시간을 넉넉히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AI 내비게이션은 명절 교통 혼잡을 완전히 해소해주는 해결책은 아니지만, 예측 가능한 수준으로 불편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향후 기술이 더욱 정교해지고 인프라가 확충되면, 단순한 경로 안내 도구를 넘어 실시간 교통 통제 도우미로까지 기능이 확대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