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ORCL)이 ‘오라클 AI 월드’ 컨퍼런스를 앞두고 자사의 퓨전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에 인공지능 기반 에이전트 기능을 대거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이번 업데이트는 마케팅, 영업, 고객 서비스 각 부문에서 AI를 적극 활용하도록 설계됐으며, AI를 단순한 보조 도구가 아닌 실질적인 업무 자동화 주체로 활용하려는 전략이 돋보인다.
오라클은 지난해부터 자사의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에 AI 에이전트를 단계적으로 탑재해 왔으며, 이번 발표는 그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 기업 고객들은 이제 퓨전 클라우드 내에서 해당 에이전트를 통해 반복 업무를 줄이고, 흐름 분석 및 정보 기반 의사결정을 보다 정밀하게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마케팅 부서를 위한 AI 에이전트는 총 세 가지가 추가됐다. 제품-고객 매칭을 예측 기반으로 분석하는 ‘어카운트 프로덕트 핏 에이전트’, 타이틀 데이터를 활용해 구매 결정권자를 규정하는 ‘바잉 그룹 디피니션 에이전트’, 그리고 타깃 그룹을 제안하고 데이터 품질을 평가하는 ‘모델 퀄리피케이션 에이전트’가 이에 해당한다.
영업 담당자를 위한 에이전트는 여섯 가지다. 거래 요약본을 자동으로 생성하는 ‘딜 어드바이저’, 견적 프로세스를 간소화하는 ‘쿼트 어시스턴트’, 고객 이력에 기반해 교차판매 및 추가판매를 추천하는 ‘프로덕트 레코멘데이션 에이전트’ 등이 포함돼 있다. 이 외에 계약 조건을 요약하는 ‘컨트랙트 어드바이저’, 리드 행동을 분석하고 후속 조치를 제안하는 ‘리드 어드바이저’ 등도 초기 도입 대상이다.
고객 서비스 부문에도 여섯 가지 AI 에이전트가 적용된다. 대표적으로 감정 분석과 요청 심각도에 따라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트리아지 에이전트’, 챗이나 이메일을 서비스 신청서로 전환하는 ‘서비스 리퀘스트 크리에이션 에이전트’, 반복된 요청 유형을 군집화해 문제의 패턴을 찾아내는 ‘서비스 리퀘스트 클러스터링 에이전트’ 등이 있다.
크리스 레오네 오라클 애플리케이션 개발 담당 부사장은 “이런 AI 도입은 고객 경험을 맞춤화하고 충성도를 심화시키는 동시에, 추가 수익 창출 기회를 실시간으로 탐색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이전트 기반 자동화가 비즈니스 리더들이 실제 전략 영역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시간을 확보해 준다”고 덧붙였다.
오라클은 이번 AI 에이전트를 별도의 추가 요금 없이 퓨전 클라우드 가입 고객 전체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즉, 기업 사용자 입장에서는 기존 시스템에 손을 대지 않고도 AI 플랫폼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비용 대비 효율성을 확보할 수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AI 기반 업무 자동화가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오라클은 전용 플랫폼 없이도 AI를 기존 비즈니스 워크플로우에 자연스럽게 통합하는 전략적 접근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기능 추가를 넘어, 기업용 SaaS 시장에서 오라클의 경쟁력을 입증하는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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