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AI를 보다 넓은 기업 환경에 통합하기 위한 포괄적인 전략을 발표하며, 자사의 연례 기술 컨퍼런스 ‘TechXchange 2025’에서 에이전틱 AI와 인프라 자동화 관련 신제품들을 대거 공개했다. 이번 발표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 내에서 AI 워크로드를 효율적으로 구동·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으며, IBM의 소프트웨어 및 메인프레임 전반에 AI 기능을 본격적으로 적용하려는 명확한 계획을 시사했다.
브루노 아지자 IBM 데이터·AI·분석 전략 부사장은 “많은 고객이 AI 기술 투자에서 실질적인 가치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이번에 선보인 기능은 실험 단계를 넘어 실제 운영 환경에서의 AI 확장을 가능케 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에는 300개 이상의 실제 고객 사례가 소개돼 IBM의 에이전트 기반 인공지능(Agentic AI) 전략이 점점 현장에 안착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대표적인 발표로는 IBM의 온·오프프레미스 플랫폼 ‘왓슨x 오케스트레이트(watsonx Orchestrate)’의 대규모 업데이트가 언급된다. 이 플랫폼은 500개 이상의 도구와 파트너사의 도메인 특화 에이전트를 통합하고, 새로운 ‘AgentOps’ 기능을 통해 생산 환경에서 AI 에이전트의 거버넌스 및 실시간 모니터링을 가능케 한다. AgentOps는 에이전트 행동의 투명성과 보안을 높일 수 있도록 설계됐으며, 팀이 일정한 기준에 따라 에이전트를 반복적으로 테스트하고 통제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IBM은 시각적 애플리케이션 빌더인 ‘Langflow’와의 통합과 함께 멀티 에이전트 워크플로우를 쉽게 재사용할 수 있는 ‘Agentic Workflows’를 공개했다. 이로써 개발자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사용자도 단기간 내에 실적에 반영할 수 있는 자동화를 구현할 수 있다.
주목할 요소 중 하나는 지난 4월 선보였던 IBM의 차세대 메인프레임 ‘Z17’과 관련된 기능이다. 이번 발표를 통해 왓슨x 어시스턴트는 메인프레임에도 에이전트 기반 AI 기능을 적용하게 되었으며, 이는 시스템 운영자와 개발자 모두에게 AI의 실질적인 활용을 가능케 한다. 기존의 질의응답형 모델에서 벗어나 복합적 작업을 자동화하고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질문에서 행동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핵심이다.
특히 IBM이 연구·인프라 부서와 함께 설계한 AI 전용 프로세서 ‘IBM Spire 액셀러레이터’가 전면에 등장했다. Z17 한 대에 최대 48개까지 탑재 가능한 이 카드는 코어 32개를 포함하며, 낮은 지연 시간과 적은 전력 사용으로 에이전틱 AI 워크로드를 실행한다.
이번 행사에서는 올해 초 IBM이 약 6조 4,000억 원($6.4B)을 들여 인수한 해시코프(HashiCorp)와의 조합도 주목을 받았다. 통합 인프라 지식 그래프 솔루션인 ‘프로젝트 인프라그래프(Project infragraph)’는 실시간으로 클라우드, 쿠버네티스, 온프레미스 환경 간의 종속성을 시각화하여 운영 가시성을 획기적으로 높인다.
또한 IBM은 ‘가디언 암호화 관리자(Guardian Cryptography Manager)’를 통해 암호화 키, 인증서, 알고리즘의 전주기적 운영을 자동화했으며, 양자 보안 준비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IBM 데이터 보안 부사장 비샬 카맷은 “전체 암호화 자산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고 관리하는 기업은 절반도 되지 않는다”며 이제는 수작업이 아닌 자동화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소프트웨어 개발 부문에서는 AI 기반 개발 지원 도구 ‘프로젝트 밥(Project Bob)’이 소개됐다. 다양한 언어 지원과 함께 코드 작성, 테스트 최적화, 보안 강화 기능이 통합된 이 시스템은 IBM 자사 모델과 써드파티 대형 언어 모델(LLM)들을 병용하고, 정적 분석과 퀀텀 세이프 암호화 기능도 통합했다.
마지막으로 IBM은 AI 스타트업 앤트로픽(Anthropic)과의 전략적 제휴를 발표하며, 자사 소프트웨어 제품에 Claude LLM을 탑재할 계획을 밝혔다. 현재 사내 6,000여 명이 활용 중인 AI 중심 IDE 플랫폼에 통합돼 이뤄지는 시도이며, IBM은 이를 통해 코드 품질 저하 없이 생산성을 평균 45%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는 AI의 실험적 연구를 넘어 실제 비즈니스 구현에 필요한 인프라부터 보안, 거버넌스까지 포괄적으로 담아낸 IBM의 총력 행보로 평가된다. 업계 전반이 자동화 및 하이브리드 AI 운영 구조로 옮겨가는 가운데, IBM은 이제 단순한 기술 제공 기업에서 AI 통합형 플랫폼 중심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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