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팩토리의 진화… '다차원 컴퓨팅'이 바꾸는 산업의 두뇌 구조

| 김민준 기자

수직적 명령어 체계에 기반한 기존 컴퓨팅의 한계를 넘어, AI 팩토리는 지금 다차원 컴퓨팅이라는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진화하고 있다. 허트8(Hut8) 이사회 의장 빌 타이(Bill Tai)는 최근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열린 'AI 팩토리: 미래 데이터 센터' 행사에서 이 같은 변화의 핵심 동력을 설명하며 "다차원 컴퓨팅은 AI 시스템이 고차원 데이터와 복잡한 연산을 실시간으로 처리하도록 만든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다차원 컴퓨팅은 수많은 계산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그래픽 처리 장치(GPU)를 활용해, 기존 선형 방식의 중앙 처리 장치(CPU)의 처리 한계를 뛰어넘는다. 수천 개의 코어를 통해 병렬 연산을 수행하는 GPU는 복잡한 AI 모델 학습에 최적화돼 있으며, 이 점이 바로 엔비디아가 현재 시장의 중심으로 부상한 배경이라는 설명이다.

AI 팩토리는 단순한 데이터 처리 센터를 넘어 하나의 '인공 두뇌'로서 기능한다. 빌 타이는 이를 "산업 수준에서 감각, 인지, 추론, 창의성을 실시간으로 구현하는 시스템"이라고 정의했다. 다차원 컴퓨팅은 여기에 자동화된 파라미터 튜닝, 하드웨어 최적화, 모델 병렬화 기술을 결합해 혁신의 속도를 끌어올린다.

특히 그는 "수만 개의 GPU가 하나의 거대 클러스터로 연결되면서 이제는 뇌의 신경망과 유사한 형태의 계산 구조가 가능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기술 진보를 넘어,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와 애플리케이션 동작 방식의 구조적 전환을 야기한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러한 팩토리들의 전력 소모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지만, 그만큼 인공지능의 역량도 폭발적으로 증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AI 팩토리를 구성하는 핵심은 데이터, 연산력, 그리고 고도화된 소프트웨어다. 이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빌 타이는 이를 "거대한 신경 섬유망처럼 동작하는 정보처리 집합체"라고 표현했다. 각각의 밀집 구역은 뇌의 특정 기능 부위처럼 작동하며, 이 부위들은 상호 연결된 고속 네트워크를 통해 협업하게 된다. 이는 단순히 정보를 연결하는 기존 인터넷에서 벗어나, '추상화된 연결 지능'의 시대로 나아가는 전환점이라는 설명이다.

다차원 컴퓨팅의 확산은 단순한 기술적 진보가 아닌, 컴퓨팅 자체의 본질에 대한 재정의를 요구한다. AI가 그 어느 때보다 똑똑하게 진화하며 산업 전반에 스며들고 있는 지금, AI 팩토리 설계의 변화는 미래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변수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