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쉴드·SCE, 에이전틱 AI로 고객 서비스 혁신… 응답 시간 ‘이틀→몇 분’

| 김민준 기자

인공지능 기술이 기업 내 고객 경험과 작업 흐름 혁신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잡는 가운데, 그린쉴드(GreenShield)와 서던 캘리포니아 에디슨(Southern California Edison)은 ‘에이전틱 AI(agentic AI)’를 활용해 서비스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이들 조직은 단순한 자동화를 넘어, 예측 분석과 의사소통 자동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고객 응대 전략을 진화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린쉴드와 SCE는 캐나다 헬스케어 보험사와 미국 전력 공급업체라는 서로 다른 배경에도 불구하고 공통적으로 유아이패스(UiPath)의 플랫폼과 로우코드(low-code) 툴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미국에서 개최된 ‘UiPath Fusion 2025’ 콘퍼런스에서 자사의 인공지능 도입 사례를 상세히 소개하며, 어떻게 AI가 고객 접점 품질을 높이고 업무 처리 효율을 강화하는지에 대해 발표했다.

서던 캘리포니아 에디슨의 AI 분석 담당 매니저 알 오초아(Al Ochoa)는 “AI가 가치 있는 답변을 제공하게 하려면, 먼저 훈련 데이터의 정확성과 일관성이 확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고객 서비스 채널에서 발생하는 비정형 데이터들을 체계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AI 에이전트를 학습시키는 데만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특히 지식 관리 체계의 정비는 AI 품질의 핵심 인프라로 작용함을 시사했다.

그린쉴드는 이메일 기반 고객 응대에 커뮤니케이션 마이닝 기술을 도입하면서 의외의 인사이트를 발견했다. 음성 채널에 집중하던 기존 접근법과 달리, 이메일에서는 전혀 다른 성격의 문의가 다수 발생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에 따라 이메일 자동화를 통해 단문 응답과 핵심 정보 전달 기능을 강화하고, 고객 대기 시간도 기존 이틀에서 몇 분 안팎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그린쉴드의 AI 프로젝트 책임자 앤드루 켐블(Andrew Kemble)은 “기존 수작업 규정 확인 절차가 이제는 자동화돼, 직원들은 복잡한 고객 문제 해결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AI 도입이 단지 업무 효율화에 그치지 않고, 고객 서비스 수준과 만족도를 전반적으로 향상시켰다”고 평가했다.

이번 사례는 에이전틱 AI가 실제 기업 실무에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다. 단순한 자동화 수준을 넘어, 인공지능이 고객의 니즈를 기민하게 파악하고 실시간 대응하는 구조로 진화하면서, 기업은 고객 중심의 서비스 전략을 정교하게 구축할 수 있게 됐다.

실리콘밸리 중심의 테크 기업들이 주도하던 AI 혁신이 이제는 전력, 헬스케어 등 전통적인 산업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는 흐름이다. 향후 산업 전반에 걸쳐 AI 기반 고객 경험 혁신이 비즈니스 성패를 좌우할 주요 변수가 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