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팩토리, 산업 지형을 다시 짠다… 마이클 델의 미래 청사진

| 김민준 기자

AI 팩토리는 오늘날 데이터 중심 경제에서 새로운 산업 혁신의 전초기지로 떠오르고 있다. 이 설비들은 단순한 데이터 센터를 넘어, 기계 학습과 자동화, 의사결정 역량까지 통합된 생산 라인으로 기능하며, 전 산업에 걸쳐 가치 창출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델 테크놀로지스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델(Michael Dell)은 최근 뉴욕증권거래소와 공동 개최된 ‘AI 팩토리: 미래 데이터 센터’ 행사에서, AI 확산에 따른 데이터, 연산력, 전력 수요의 융합이 기업 인프라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데이터는 AI 팩토리의 연료이며, 컴퓨팅 수요는 식을 줄 모른다”며, 기업·국가 단위 AI 도입 움직임이 이제 막 S-커브 진입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AI 팩토리는 GPU 기반 연산자원과 고급 냉각시스템, 분산 오케스트레이션 기술을 결합한 맞춤형 인프라로, 생성형 AI 모델 사용량 급증, 멀티모달 알고리즘 확대, 에이전트 기반 시스템의 부상 등을 감당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마이클 델은 “우리가 제공하는 처리능력은 고객 인프라에 즉각 투입되며, 병목 지점은 건물의 전력 인입 여부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AI 팩토리를 구축하려는 기업들이 늘면서 전력 인프라 확충 속도가 기술 발전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델 테크놀로지스는 이러한 수요에 발맞춰 GPU 서버 설계 초기 단계부터선제적으로 대응해왔다. H100 기반 아키텍처를 비롯해 대규모 스케일의 GB200, GB300 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공개한 것도 이런 전략의 일환이다. 마이클 델은 “이 수준의 시스템을 구현하려면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정도의 엔지니어링 역량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AI 확산은 거대 데이터 센터에 국한되지 않는다. 소형 AI 디바이스가 제조, 로봇 등 다양한 산업에서 ‘경량화된 지능 노드’로 확산되며 엣지 인텔리전스 시대를 열고 있다. 방화경보기 수준의 초소형 장치에 모델 추론 기능을 내장해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판단해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델은 “지능은 데이터가 있는 곳으로 가게 될 것”이라며, 비용·성능의 균형이 맞는다면 모든 전자기기에 AI를 탑재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 전망했다.

이 같은 흐름은 기업 내부 구조에도 혁신을 요구하고 있다. 단순히 기존 시스템에 AI를 끼워 넣는 방식은 실패할 가능성이 크며, 조직 전반의 프로세스, 데이터 흐름, 운영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이클 델은 “AI를 붙일 요소를 찾기보다 먼저 프로세스를 정리하고 데이터를 통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데이터 중심 구조, 표준화된 파이프라인, 자동화된 인텔리전스의 구축이 AI 정착의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신생 기업 중심으로 아예 AI 네이티브 아키텍처를 처음부터 설계하는 흐름도 빨라지고 있다. 자연어로 코드를 생성할 수 있는 생성형 AI 도구들이 혁신 사이클을 단축시키며, 소프트웨어 계층 구조 자체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델은 “이제는 ‘프로그래밍 언어’ 대신 영어로 말해도 코드를 만들 수 있는 시대”라며, 이는 기술 내재화를 통해 기업이 목표를 더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AI 팩토리는 단순한 연산 인프라가 아닌 패러다임이다. 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지능 인프라 설계, 분산형 연산 모델, 그리고 인간-기계 협업이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마이클 델은 내다봤다. 그는 “2030년대를 성공적으로 맞이할 기업은 AI를 기반으로 모든 것을 재설계한 기업일 것”이라며, 그 변화가 지금 이 순간부터 시작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