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최근 논란이 된 카카오톡 개편으로 이용자들의 반발을 경험한 데 이어, 오는 10월 말에는 인공지능(AI)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차세대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더불어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1심 판결도 예정되면서, 그룹 전반에 걸친 리스크 관리가 중요한 시점에 들어섰다.
지난달 카카오는 15년 만에 카카오톡의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대대적으로 개편했지만, 특히 ‘친구탭’ 변경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면서 큰 후폭풍을 맞았다. 친구 목록이 격자 구조로 바뀌고 숏폼(짧은 동영상) 탭이 추가되자 사용자 경험이 급격히 바뀐다는 점에서 반발이 제기됐고, 앱 마켓에서의 평점 하락으로 이어졌다. 결국 카카오는 개편 엿새 만에 기존 친구목록 형태를 복원하겠다고 밝혔지만 평가는 여전히 냉담한 상태다.
그런 상황에서도 카카오는 오는 10월 말, 또다시 사용자 경험을 대폭 바꾸는 업데이트를 예고하고 있다. 이번엔 단순한 UI 변경이 아니라 챗GPT와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을 카카오톡에 통합하는 기능 중심의 변화다. 특히 카카오는 자사 AI 비서 ‘카나나’를 통해 일정 관리, 정보 제공, 예약 등 다양한 기능을 챗봇 형태로 제공하고, 이용자에게 먼저 메시지를 보내는 ‘선톡’ 방식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온디바이스(단말기 내 처리 방식) AI 기술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개인정보 보안 측면에서도 기존 클라우드 기반 AI와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또한, 카카오톡 대화창 우측에 오픈AI의 최신 언어모델 GPT-5를 탑재함으로써, 사용자들은 카카오톡을 통해 검색, 이미지 업로드, 이미지 생성 등 다양한 콘텐츠 제작과 탐색을 챗GPT처럼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는 카카오와 오픈AI 협업의 첫 실질적 성과로, 양사 간 미래 공동사업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로도 평가된다.
이와 동시에 카카오는 내부적으로 더 중대한 사안과 마주하고 있다. 오는 10월 21일에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시세조종 혐의에 대한 1심 판결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김 창업자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를 둘러싼 주가 조작 혐의로 기소됐고, 검찰은 징역 15년을 구형한 상태다. 여기에 법인인 카카오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도 각각 벌금 5억 원이 구형됐다. 만약 유죄가 확정될 경우,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최대주주 지위를 잃을 가능성이 있으며, 원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 등 전략 신사업에도 불확실성이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6개월마다 실시함에 따라,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을 경우 보유 지분을 대폭 축소해야 할 수도 있다.
이처럼 기능적 변화와 법적 리스크가 교차하는 상황에서 카카오는 기술 혁신을 통해 서비스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기업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AI 기능 강화가 단기적 반등의 계기로 작용할 수는 있으나, 법적 리스크의 실질적 결과에 따라 장기적 기업 가치와 경영 안정성은 큰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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