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 AI 실험 멈추고 '진짜 수익' 추구… ROI 중심 성과평가 시대로

| 김민준 기자

기업들이 인공지능(AI)에 쏟는 관심이 단순한 실험을 넘어 실제 성과 평가로 옮겨가는 양상이다. 눈길을 끄는 시연 중심의 AI는 이미 지나간 흐름이며, 이제 기업들은 투자 대비 명확한 수익(Return on Investment, ROI)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구글 클라우드(Google Cloud)가 주최한 ‘파트너 AI 시리즈’ 행사에서 사다 시스템즈(Sada Systems)의 최고기술책임자 마일스 워드(Miles Ward)는 "AI 프로젝트가 얼마나 돈이 되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전의 많은 AI 실험은 실질적인 수익 지점과 동떨어진 영역에서 진행됐고, 성공 기준도 불명확한 '과학 실험'처럼 운영됐다"고 꼬집었다.

워드와 함께 패널로 나선 구글 클라우드의 글로벌 이사 엘리엇 대너(Eliot Danner)도 같은 진단을 내렸다. 그는 "이제는 실험 단계를 벗어나 구체적인 비즈니스 성과를 낼 수 있는 체계가 요구된다"며 AI를 기반으로 한 프로젝트가 실제 매출에 기여하지 못하면 기업의 신뢰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AI 도입의 성공 요건으로 ▲핵심 데이터와 수익이 발생하는 '중심 영역'에 기반한 실행 ▲파일럿을 넘어 명확한 성공 지표 설정 ▲시스템 안정성과 신뢰도를 담보하는 자료 근거화 등을 들었다. 실제 워드는 "AI는 결정론적(deteministic) 소프트웨어가 아니므로 기존의 테스트 개념으로는 접근할 수 없다"며, 평가 기준 자체를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구글 클라우드는 ‘팩트 그라운딩(fact-grounding)’을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대너는 "AI의 모든 결과가 검증 가능한 사실로 추적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야 한다"며, 이는 예측 불가능한 오작동을 막고 조직 전반의 의사결정 품질을 보장하는 핵심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가능하게 하기 위한 기술 기반으로는 기존 시스템과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오케스트레이션 레이어(Orchestration Layer)와 커넥터, 예컨대 구글 에이전트스페이스(Google Agentspace) 같은 플랫폼이 주목받고 있다. 이 플랫폼은 유연한 시스템 통합을 가능하게 하며 조직이 빠르게 가치를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더불어 성과 평가의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 기존처럼 통과-실패 방식으로 판가름하기보다, 정성적이고 상황 중심적인 '평가 중심' 접근이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워드는 "데이터 규모나 비즈니스 특성에 따라 AI 도입 방식은 달라져야 한다"며, 다양한 맥락을 감안한 평가 체계가 고객 가치의 실현 속도를 단축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기술 홍보를 넘어 AI의 실질적인 산업 적용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제 AI는 더 이상 장식이 아니라, 수익성과 연결된 본격적인 투자 대상으로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