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재무 현장에서 인공지능이 '감사(Audit)의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개최된 '유아이패스 퓨전 2025(UiPath Fusion 2025)'에서 디럭스(Deluxe)사의 재무 담당자들이 밝힌 바에 따르면, AI 에이전트(agent)가 수작업 검토 중심의 기존 감사를 대체할 솔루션으로 급부상하면서, 더 넓고 정밀한 검증 체계로의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디럭스의 재무 서비스 총괄 캐리 메식(Kari Mesick)과 아키텍처 부문 부사장 사티시 발라수브라마니안(Satish Balasubramanian)은,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전수 검토 작업이 AI 에이전트를 통해 실제 운영 단계로 들어섰다고 밝혔다. AI는 계약 조건과 청구 내역을 비교해 예외 사항을 식별하고, 그에 따른 조치를 추천하면서도 의사결정은 사람의 역할로 남겨두는 구조다. 요컨대, 단순 자동화에서 벗어나 인간과 협업하는 인공지능 기반의 확장형 감사 체제가 현실화된 셈이다.
양측은 디럭스가 UIPath의 파트너사 큐보티카(qBotica)와 협력해, 반복 작업은 RPA를 통해 처리하고, 고차원 해석과 추천은 에이전트에 맡기는 혼합형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장문의 계약서에서 규칙 기반 정보를 추출하는 작업은 RPA에 할당되고, 이렇게 추출된 데이터는 에이전트가 라이브 청구 논리와 교차 검토하는 방식이다. 초기에는 단일 항목 오류라도 사람이 개입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고, 에이전트는 일관적인 문제 탐지와 권고 기능을 수행한다.
에이전트가 사람을 대체한다는 오해를 불식시키는 것도 주요 과제로 부각됐다. 발라수브라마니안은 “에이전트는 확실히 사람을 보완하려는 수단이며, 수작업으로는 불가능했던 대규모 고객단에 대한 전면 검토를 가능하게 해준다”고 강조했다. 메식 또한 “RPA는 오류가 반복되고 예측 가능하기 때문에 교정이 쉬운 반면, 에이전트는 사람이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안을 먼저 식별해 요청하는 방식이라 효율성과 통제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데이터 보안과 거버넌스도 중요한 전제였다. 민감한 개인정보(PIA)와 기밀 정보(PCA) 처리 여부에 따라 대형 언어 모델(LLM)의 접근 범위를 세심히 조정하고, 법무 및 준법 팀과의 정합성 검토를 전제로 시스템을 설계했다는 점에서도 디럭스의 접근은 철저했다. 이를 통해 실운영 단계까지 걸린 시간은 약 4~6주에 불과했다.
재무 분야에서 AI 에이전트는 단순 자동화를 넘어선 실질적인 업무 모델 혁신의 상징이 되고 있다. 수작업 중심의 표본 감사에서 벗어나 전체 데이터를 다루는 정합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갖춘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흐름은 이제 되돌릴 수 없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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