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SK하이닉스, AI 열풍에 동반 급등…연중 최고치 경신

| 연합뉴스

미국발 인공지능(AI) 열풍이 국내 증시에 긍정적인 자극을 주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가 10일 장 초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수요 확대 기대감이 커지자 양사는 각각 연중 최고가와 사상 최고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10일 오전 9시 16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보다 4.27% 상승한 9만2천800원에 거래됐으며, SK하이닉스는 7.08% 급등한 42만3천500원을 기록 중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장중 한때 9만4천300원까지 치솟으며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가격을 경신했다. SK하이닉스 역시 장 초반 40만원대를 돌파, 종가기준 최고 기록 경신 가능성도 열어뒀다.

이 같은 흐름은 미국 반도체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와 납품 계약 체결에 따른 기대감이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는 엔비디아가 아랍에미리트(UAE)에 AI 반도체를 수출할 수 있게 되면서 주가가 장중 3.27%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이어 지난 6일에는 AMD가 오픈AI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AI 칩을 공급하는 다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고, 엔비디아는 20억 달러를 일론 머스크의 AI 스타트업인 xAI에 투자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잇따라 전해졌다.

미국 내 AI 분야 투자 확대는 글로벌 메모리와 시스템 반도체 수요를 수반함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반도체 기업의 실적 개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특히 이들 기업은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같은 AI 특화 반도체 생산에 강점을 갖고 있어, 향후 성장세에서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증권업계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대신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반도체 공급이 여전히 제한적인 상황일 때 AI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 업황 회복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각각 10만7천원과 48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 같은 흐름은 AI 반도체 수요를 견인하는 글로벌 테크 기업들의 투자가 확대되는 한편, 메모리 반도체 수급 불균형이 개선되지 않는 한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미국과 중국 간 기술 경쟁이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 공급망 재편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전략적 위치를 확고히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