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일즈포스, Agentforce 360 공개… AI 에이전트가 업무 직접 수행한다

| 김민준 기자

세일즈포스(CRM)가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중심의 미래를 본격적으로 열었다. 최근 발표된 ‘Agentforce 360’ 플랫폼은 기업 전반의 애플리케이션에 AI 에이전트를 심층적으로 통합한 것으로, 사용자의 요청에 답변하는 수준을 넘어서 실제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는 능동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중점을 뒀다.

세일즈포스 공동 창업자 겸 최고기술책임자(CTO) 파커 해리스(Parker Harris)는 이번 플랫폼을 두고 "내 커리어에서 경험한 기술 전환 중 가장 크다"고 평가했다. Agentforce 360은 AI가 사람과 협력하는 방식을 재정의하려는 세일즈포스의 대담한 시도로, 기업 내 모든 프로세스에 AI 에이전트를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플랫폼의 핵심은 'Agent Script'라는 JSON 기반 언어다. 이는 환불 정책 준수나 리드(잠재 고객) 자격 심사 등 정해진 규칙이 필요한 복잡한 작업 흐름을 정의하는 데 사용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예측 가능한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 'Atlas Reasoning Engine'이라는 지능형 플래너가 인간의 의도를 해석하고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한다. 세일즈포스는 이를 사전 정의된 비즈니스 규칙과 확률적 추론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설명한다.

음성 인터페이스도 강화됐다. 세일즈포스는 새롭게 도입한 eVerse 프레임워크를 통해 고품질의 실시간 음성 경험을 제공하며, 고객이 상담원을 기다리거나 메뉴를 뒤적이는 과정 없이 자연스럽게 상호작용하도록 설계했다.

특히 슬랙(Slack)이 세일즈포스의 AI 비전에 중요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세일즈포스는 슬랙을 AI 에이전트의 주요 접점으로 설정하면서, 이 플랫폼 전반에 자연어 검색과 ‘슬랙봇’이라는 신규 에이전트를 배치할 계획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FT)의 팀즈(Teams)도 지원 예정이지만, 슬랙이 중심 인터페이스라는 점은 분명히 했다.

Agentforce 360은 단순 기능을 넘어 고객의 필요에 맞는 에이전트를 구축할 수 있도록 'Agentforce Builder'라는 도구도 함께 공개했다. 이는 대화형 개발 환경으로, 문서 기반의 인터페이스와 실시간 시뮬레이션, 신생 개발 방식인 ‘바이브 코딩’ 등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AI 코딩의 결과물도 세일즈포스의 보안 및 품질 기준을 자동으로 준수하도록 설계됐다.

데이터 처리 능력 또한 주목할 만하다. 계약서나 상품 카탈로그처럼 비정형 문서를 체계적인 쿼리용 데이터로 전환해주는 'Data 360' 엔진과 컨텍스트 인덱싱 기능이 플랫폼에 포함됐다. 이를 통해 에이전트는 실제 업무 맥락과 역할에 맞춘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결과를 도출할 수 있게 된다.

Agentforce 360은 이미 세일즈포스 내부에 도입돼 180만 건이 넘는 주간 고객 문의를 AI가 처리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반복 업무는 줄고 사전 대응 서비스는 최대 40% 늘어났다. 영업 조직에도 AI가 접목돼, 이전까지는 방치되던 소규모 리드에 대한 후속 조치가 가능해졌다.

플랫폼의 현장 적용 사례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런던 히스로 공항은 'Hally'라는 에이전트를 통해 보안 체크 대기 시간 문의부터 주차 연장 요청까지 실시간 대응하고 있으며, 윌리엄스소노마는 AI 에이전트를 인테리어 컨설턴트로 활용하면서 고객 만족도와 객단가를 끌어올렸다.

세일즈포스 측은 단순한 자동화 도구가 아닌, 창의력을 보완하는 도구로서 AI 에이전트를 정의했다. 고객사들 또한 이를 전략적이고 재정적인 성과 향상의 수단으로 받아들이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번 플랫폼 개편은 AI와 협업하는 방식뿐 아니라, 미래 기업 구조의 에이전틱 전환(agentic transformation)이라는 화두를 제시하며 빅테크 업계에 또 다른 충격을 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