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와 2.8조 계약한 네비우스… 차세대 AI 데이터센터의 다크호스로 부상

| 김민준 기자

차세대 AI 데이터센터 개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네비우스(Nebius)가 클라우드의 간편함과 슈퍼컴퓨팅의 강력한 성능을 결합한 전문 AI 인프라 비전으로 시장의 주목을 끌고 있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FT)와의 약 2조 8,800억 원 규모 계약을 체결한 네비우스는 대규모 AI 워크로드에 특화된 아키텍처를 무기로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네비우스는 범용 클라우드 서비스와 명확히 차별화되는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사업책임자 로만 체르닌(Roman Chernin)은 “우리는 범용 클라우드를 지양하고, 대규모 AI 트레이닝과 추론, 데이터 집약형 애플리케이션에 최적화된 플랫폼을 설계했다”고 강조한다. 기존 클라우드 서비스가 개발자에게 남겨두는 복잡한 문제들을 네비우스는 플랫폼 수준에서 처리함으로써 배포 시간은 수 개월에서 수 시간으로 단축되고 IT 담당자의 부담도 획기적으로 줄었다는 설명이다.

고성능 GPU 컴퓨팅과 데이터 병렬 처리에 강점을 지닌 네비우스는 초기에는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기업 중심으로 고객 기반을 확장했다. 이후 버티컬 AI 스타트업과 테크 중심 기업, 최근에는 쇼피파이(SHOP)와 같은 대기업 고객까지 확보하며 입지를 넓히고 있다. 체르닌은 “기존 기업 고객들이 단순한 하드웨어가 아닌, 보안성과 유연성을 갖춘 통합 개발·데이터 플랫폼을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헬스케어, 금융 등 전통 산업까지 본격 유입될 경우 플랫폼 수요는 더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네비우스는 단순한 인프라 제공을 넘어 AI 활용 전반을 지원하는 '차세대 AI 플랫폼' 구축을 꿈꾸고 있다. 프롬프트 튜닝, 강화 학습, 온프레미스-클라우드 하이브리드 대응은 물론, 오픈소스 모델 기반 개발을 위한 툴셋까지 폭넓게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특정 클라우드 제공자에 의존하지 않고, 기업이 자체 데이터를 활용해 지능형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체르닌은 “젠미니처럼 특정 생태계에 종속되는 대신, 오픈소스 모델 위에서 기업의 데이터 사용 가치를 극대화하는 방식이 우리의 강점”이라고 소개했다.

AI 인프라 시장은 여전히 거대 기업 주도로 움직이고 있지만, 네비우스는 전문화와 속도, 그리고 개발자 친화성으로 틈새를 공략하며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AI 중심 데이터센터가 새로운 산업 표준으로 자리잡는 지금, 네비우스의 차별화된 접근은 변화를 원하는 기업들의 강력한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