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바이브 코딩의 반란…우즈(Woz), 86억 투자로 'AI 앱 공장' 시대 연다

| 김민준 기자

모바일 앱 개발 스타트업 우즈(Woz)가 새로운 형태의 AI 앱 제작 방식을 내세우며 600만 달러(약 86억 4,000만 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서빈벤처스(Cervin Ventures)가 주도했으며, 버스트 캐피털, 와이 콤비네이터(Y Combinator), 언탭트 벤처스, MGV 및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공동 소유주인 라콥 패밀리가 참여했다.

우즈는 최신 트렌드인 ‘바이브 코딩(vibe coding)’ 분야에 대안을 제시하는 플랫폼을 목표로 한다. 생성형 AI와 인간 전문가의 통제를 결합해 비즈니스에 바로 활용 가능한 앱을 개발하도록 돕는다. 특히 개발 인력이 없는 소규모 기업가, 창업자, 프리랜서, 콘텐츠 제작자 등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고 있다. 마켓플레이스, 회원 관리, 코칭 앱, 디렉토리, 클라이언트 포털, 로열티 프로그램 등 다양한 모바일 솔루션을 손쉽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기존 바이브 코딩 플랫폼은 코딩 시간은 단축시켜주지만 AI가 생성한 코드 품질에 문제가 있어, 그 완성도를 보완하려면 결국 숙련된 개발자의 손길이 필수라는 지적이 많았다. 실제로 바클레이즈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바이브 코딩 선두 주자인 러버블(Loveable)의 웹 트래픽은 지난 6월 정점 대비 40% 감소했다. 마찬가지로 경쟁사인 볼트뉴(Bolt.new)와 버셀 V0(Vercel v0)도 각각 27%, 64%의 방문자 수 감소를 겪었다.

우즈는 이와 차별되는 ‘반(反)바이브 코딩’ 방식을 표방한다. 생성형 AI가 자유롭게 코드를 작성하도록 놓아두는 것이 아니라, 제조업과 비슷한 방식으로 개발 과정 전체를 공정 단위로 쪼갠다. 각 단계는 특화된 AI 에이전트가 맡고, 사람은 품질을 확인하고 문제를 수정하는 책임을 진다. 공동 창업자이자 CEO인 벤 콜린스는 이를 ‘AI 앱 공장’이라 표현했다. 그는 "우즈는 단순한 생성형 AI 플랫폼이 아닌, 사람과 AI가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생산라인"이라며 기술력을 강조했다.

우즈의 서비스는 단순히 애플리케이션을 제작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클라우드 배포와 앱스토어 등록, 이후 유지관리까지 완결형 서비스를 제공한다. 기존 도구들은 유저가 직접 배포 인프라와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앱을 퍼블리시해야 하는 부담이 컸기 때문에, 우즈의 차별점은 더욱 돋보인다.

바들러 러닝(Boddle Learning) 공동창업자 인질 무하마드는 우즈를 활용해 자사 안드로이드 및 iOS 앱을 제작했다며 높은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빠르게 시제품을 만들 수 있는 것은 바이브 코딩의 장점이지만, 안정적인 운영이 가능한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즈 같은 기술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략 분석사 콘스텔레이션 리서치(Constellation Research)의 홀거 뮐러는 “대다수 비즈니스 사용자는 코드를 마주치는 것조차 불편해 한다”며, “이들에게 자동화 도구는 대화처럼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작용해야 하는데, 우즈는 그 기대에 한걸음 가까이 다가섰다”고 평가했다.

우즈의 빠른 확장을 지지하는 서빈벤처스 측은 “바이브 코딩은 혁신적이지만, 누구나 확장성과 보안성이 확보된 앱을 만들 수 있는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우즈같은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투자금을 바탕으로 우즈는 플랫폼 고도화와 인재 확보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콜린스는 모바일 앱을 시작으로, 앞으로는 웹, TV, 사물인터넷, 증강현실, VR은 물론 헬스케어나 보험처럼 규제가 까다로운 산업까지 아우르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산업혁명을 가능케 한 것이 공장이었다면, 이제는 우즈가 제품 제작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것”이라고 선언하며, 장기적인 로드맵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