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현대차·SK, 손정의 '스타게이트' 美 초청…680조 원 AI 프로젝트 본격 논의

| 연합뉴스

우리나라 주요 기업 총수들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초청으로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글로벌 인공지능 인프라 사업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에 한국 재계가 본격적으로 참여할지 주목되고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손정의 회장은 삼성, 현대차, SK 등 국내 주요 그룹의 총수들에게 미국 방문을 제안했고, 이에 따라 최근 일본에서 열리는 한미일 경제대화에 참석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미국행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 역시 16일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손 회장이 추진 중인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는 오픈AI, 오라클 등과 협력해 미국 전역에 거대한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5천억 달러(약 680조 원) 규모의 메가 프로젝트다. 스타게이트는 인공지능 반도체 개발과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구축을 중심으로 AI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번 방미 일정에서 손 회장과 한국 기업인들 사이에 AI 반도체와 서버, 전력 인프라 등 분야에서의 협력 가능성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회동 장소는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에 위치한 마러라고 리조트로 전해졌다. 이곳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개인 별장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동에 참석할지는 공식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처럼 상징적인 장소에서의 만남이 성사될 경우, 단순한 사업 논의 이상의 정치·경제적 메시지가 담길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들어 소프트뱅크는 인공지능 생태계 전반에서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으며, 한국 주요 그룹들도 AI 및 데이터 기반 사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어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물리고 있다. 특히 삼성과 SK는 AI 서버에 필수적인 반도체 설계 및 제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현대차는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 등 AI 기반 모빌리티 기술 강화에 집중 중이라는 점에서 협력 여지가 크다.

이 같은 흐름은 한국 대기업이 미국 중심의 글로벌 AI 공급망에 보다 깊숙이 편입되는 계기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AI 패권 경쟁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민간 주도의 국제 협력이 국가 기술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정부의 지원과 조율도 한층 중요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