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 92조 원 규모 AI 클라우드 계약 체결…“수익성 우려는 기우”

| 연합뉴스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시장의 주요 업체인 오라클이 고수익성을 자신하며 다수의 신규 계약과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강조했다. 최근 일부 보도에서 제기된 이익률 하락 우려에 대해 반박하며, 다양한 고객과의 계약을 토대로 클라우드 부문 수익성이 높게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라클의 클레이 마고이르크 공동 최고경영자(CEO)는 10월 1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AI 월드 콘퍼런스’에서 최근 30일 동안 650억 달러(약 92조 원) 규모의 AI 클라우드 인프라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이는 4개 고객사와의 7건 개별 계약에 따른 것으로, 모두 오픈AI가 아닌 다른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오라클의 클라우드 확대가 특정 단일 고객이 아닌 다양한 기업을 기반으로 이뤄지고 있음을 강조한 발언이다.

기존에 오라클은 대표적인 AI 협력사로 오픈AI와 손잡고 백악관 주도 하에 ‘스타게이트’라는 대형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참여해 주목을 받아 왔다. 오픈AI와의 협력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다른 주요 기술기업들과의 거래 관계도 지속해 수익 기반을 다변화해 왔다. 이번 마고이르크 CEO의 발언에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주요 고객 중 하나라는 사실도 공개되면서, 오라클의 고객군이 광범위하다는 사실이 더욱 부각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 회사의 AI 클라우드 부문에서 일부 계약의 매출총이익률이 14%에 불과하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 수익성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불거졌다. 이에 대해 오라클은 16일 투자자들에게 해당 부문 조정 매출총이익률이 30∼40%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공식 밝혀 진화에 나섰다. 조정 기준은 일시적 비용이나 비경상적인 항목을 제외한 수치를 의미하는데, 이는 실제 수익성 판단에서 더 중시되는 수치다.

이 같은 해명 이후 오라클 주가는 뉴욕증시 정규장에서 전날보다 3.09% 상승한 313달러로 마감됐다. 그러나 장 마감 이후 시간 외 거래에서는 2% 넘게 하락해 하루 상승분 상당수가 반납됐다. 시장의 즉각적인 반응은 긍정적이었지만, 이후 발표된 장기 매출 및 이익 전망이 일부 투자자 기대에 못 미쳤다는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오라클은 이날 2030 회계연도까지 연간 매출을 2천250억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을 21달러로 제시하며 장기 계획도 공개했다. 이는 현재보다 큰 폭의 매출 성장과 안정적인 수익률을 예고한 수치지만, 이와 같은 장기 전망이 단기적인 고성장을 기대하는 투자자의 기대에 얼마나 부합하느냐에 따라 향후 주가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

이번 발표는 오라클이 AI 클라우드 시장 내에서 단일 고객 의존도가 아닌 다양한 고객 기반 확보를 통해 매출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하고자 한다는 점을 재확인시켰다. 앞으로도 오라클이 신규 계약 확대와 수익성 유지 사이에서 어떤 균형 감각을 보여주느냐가 업계와 시장의 관심사로 떠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