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기계 제조, 렌터카 운영, 학습지 판매 등 전통 산업으로 분류되던 기업들이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하면서 '테크 기업' 수준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외형은 과거와 비슷하지만, 내부 시스템부터 사업 전략까지 AI 중심으로 개편되며 전통 산업의 첨단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농기계 제조사 대동은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기존 농업 중심 사업을 농업테크 기업으로 재편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자율주행 트랙터와 수확 로봇을 개발해 현장 투입을 앞두고 있으며, 최근에는 네이버클라우드와 협력해 AI 기반 농업 정보 분석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기존의 영농일지를 디지털화하고, 수확량 데이터를 시계열로 비교하면서 농작업 처방까지 제공하는 방식이다. 올해 8월에는 국내 최초로 자율작업 기능을 갖춘 콤바인도 출시해, 농기계에서 완전한 스마트화를 차근차근 실현하고 있다.
차량 공유 서비스로 출발한 쏘카는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시스템을 통해 차량 운영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수만 건의 차량 이용 데이터를 분석해 지역별 수요를 예측하고, 이에 맞춰 전국 쏘카존에 차량을 배치하는 구조다. 또한 AI를 활용해 차량의 오염 상태를 판단하고 세차 시점을 자동으로 제안하는 시스템도 구축했다. 최근에는 현대차그룹의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 운영체제와의 연동도 추진하고 있어, 차량 대여를 넘어서는 통합 모빌리티 플랫폼 구축이 진행 중이다.
교육 출판사로 익숙한 웅진도 500억 건에 달하는 학습 데이터를 AI와 결합해 디지털 교육 플랫폼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올해 개편한 '웅진스마트올'을 통해 학생 개인의 학습 성과, 이해도, 습관에 따라 맞춤형 학습 커리큘럼을 제공하며, AI가 학습자의 약점을 분석해 개선 방안도 제시하는 방식이다. 여기에 종이책을 읽고 스토리를 분석하는 생성형 AI, 메타버스 기반 영어 학습 서비스 등도 도입하면서, 전통 교육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처럼 외형은 전통 산업처럼 보이는 기업들이 실제로는 AI, 빅데이터, 자율시스템 등을 기반으로 사업 전반을 재구성하고 있다. 단순히 생산성 향상을 넘어 새로운 수익 모델과 플랫폼으로 진화하는 이 같은 움직임은 향후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디지털 전환 흐름을 더욱 빠르게 확산시킬 가능성이 크다.
<저작권자 ⓒ TokenPo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