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술을 넘어 국가 전략으로… 韓·日·대만 선도국 부상

| 김민준 기자

인공지능(AI)이 이제 단순한 기술을 넘어 국가 전략의 핵심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정부 주도의 AI 생태계 조성과 기술 확산에서 세계 주요 국가들을 앞서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넷앱(NetApp)의 안드루 소티로풀로스(Andrew Sotiropoulos) 아시아·태평양 지역 수석 부사장은 “한국, 대만, 일본 등은 국가가 주도해 AI 도입을 가속화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국경 내 데이터 주권과 네오클라우드 확산에 대한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티로풀로스 부사장은 최근 개최된 ‘넷앱 인사이트 2025(NetApp Insight 2025)’ 컨퍼런스에서 실리콘앵글(SiliconANGLE)의 더큐브(theCUBE)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각국 정부가 AI 기술의 도입과 데이터 처리 방식에 있어 어떻게 전략적 개입을 확대하고 있는지를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AI가 실질적 효과를 발휘하려면 데이터의 위치, 접근성, 비용 등이 예측 가능해야 한다”며 이를 현실화하는 데 있어 정부 정책의 중요성을 재차 언급했다.

넷앱이 이끄는 AI 전략의 중심에는 ‘데이터 우선 아키텍처(data-first architecture)’가 자리하고 있다. 이는 각국의 법규에 맞춰 데이터를 국경 내에 배치하면서, 지연 속도, 이동성, 보안성 간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다. 소티로풀로스 부사장은 “규제가 강한 산업군일수록 현지에서의 물리적 존재감이 중요하다. 로컬 파트너와 협력해 지역 사회에 밀착하는 동시에 글로벌 표준을 유지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AI 기술의 채택과 활용 수준은 국가별로 상이하지만,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은 기술을 단순히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전 사회적으로 흡수하고 내재화하는 전략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소비자, 기업, 정부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기술을 받아들이고 활용하는 문화적 맥락의 차이까지 고려한 정책 설계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넷앱의 사례는 AI 시대의 데이터 관리 전략이 단순한 IT 인프라의 문제를 넘어서 규제 대응, 데이터 주권, 기술 생태계 형성 등 글로벌 거버넌스 이슈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AI를 국정 어젠다의 중심에 둔 각국 정부의 전략은 앞으로 기업의 기술 채택 속도와 방향에 더욱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