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운영체제 스타트업 유니파이앱스, 5000만 달러 투자 유치… 글로벌 공략 가속

| 김민준 기자

인공지능 운영체제 개발 스타트업 유니파이앱스(UnifyApps)가 최근 시리즈 B 투자 라운드를 통해 5000만 달러(약 720억 원)를 유치하며 기술 기반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웨스트브릿지 캐피털이 주도했으며, 아이코닉과 기타 투자자들도 함께 참여했다. 이로써 유니파이앱스의 누적 유치 금액은 8100만 달러(약 1166억 원)로 늘었으며, 기업 가치는 약 2억 5000만 달러(약 3600억 원)로 평가됐다.

이번 투자와 함께 주목할 인사 변화도 있었다. 초기 투자자 중 한 명이자 고객 경험 소프트웨어 기업 스프링클러(Sprinklr)를 창업한 라기 토머스(Ragy Thomas)가 공동 최고경영자(Co-CEO) 및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됐다. 그는 기존 공동창업자이자 CEO인 파비타르 싱(Pavitar Singh)과 함께 회사를 이끌게 된다.

유니파이앱스는 2023년 초 인도에서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생성형 AI를 기업 환경에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솔루션 개발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개발한 자체 AI 운영체제는 세일즈포스, 워크데이 등 주요 비즈니스 시스템과 대형 언어모델(LLM)을 연동해 인간 리소스를 최소화한 채 업무 자동화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현재 HDFC은행, 로우스(Lowe’s), 도이치 텔레콤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유니파이앱스의 고객으로 자리잡았으며, 이들은 유니파이앱스의 플랫폼을 사용해 공급망 관리, 인사, 클레임 처리 같은 반복적 업무를 자동화하고 있다. 회사 측은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진 않았지만, 매출이 전년도 대비 7배 증가했다고 전했다.

유니파이앱스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AI 모델 성능 때문이 아니라, AI를 실무 시스템에 통합하는 아키텍처 역량에 있다. MIT 조사에 따르면, 기업 AI 프로젝트의 약 95%가 투자 대비 실질적인 효과를 내지 못하는 주요 원인은 시스템 간 연결 부재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이 고객관계관리(CRM), 전사적자원관리(ERP), 워크플로우 시스템 등 핵심 인프라와 AI를 효과적으로 통합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유니파이앱스는 비코딩 또는 저코딩 기반의 구축 도구와 심화된 엔터프라이즈 통합 기능을 결합한 플랫폼을 통해 LLM, 데이터 소스, 업무 자동화를 하나의 계층에서 구현한다. 이 같은 접근으로 개별 파일럿 단계를 넘어 생산 환경에서의 대규모 AI 도입이 가능해진다.

라기 토머스 공동 CEO는 “우리는 인터넷이 처음 도입됐을 때의 전환점을 AI를 통해 다시 보고 있다. 이제 모든 소프트웨어, 업무 흐름, 프로세스는 AI를 중심으로 재창조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유니파이앱스의 차별점이 ‘AI 기반으로 처음부터 설계된’ 플랫폼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투자를 주도한 웨스트브릿지 캐피털의 파트너 리싯 데사이(Rishit Desai)는 유니파이앱스가 차세대 기업 소프트웨어의 기반이 될 ‘에이전틱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유니파이앱스 같은 기업들이 향후 기업용 AI의 중심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유니파이앱스는 약 400명의 팀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유럽 시장 확대와 자동화 기능 업그레이드를 위해 향후 110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다. 시장 내 경쟁자로는 유아이패스(UiPath), 오토메이션 애니웨어 같은 RPA(로보틱프로세스자동화) 전문 업체는 물론, 마이크로소프트(MSFT)의 코파일럿 시리즈 등도 포함된다.

빠르게 진화하는 인공지능 시장에서 단순 플랫폼을 넘어 실질적인 업무 변화를 이끌어내는 AI 운영체제가 기업 혁신의 새로운 도구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니파이앱스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