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스(NiCE)의 최고경영자(CEO) 스콧 러셀은 최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애널리스트 서밋에서 회사가 추진 중인 AI 전략의 핵심 비전과 조직 개편 방향을 공개했다. 이번 서밋은 니스가 최근 9억5,500만 달러(약 1조 3,770억 원)에 인수한 AI 업체 코그니지(Cognigy)가 처음으로 공식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뒤 열린 첫 행사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러셀 CEO를 비롯해 수석 마케팅 책임자 미셸 쿠퍼, 신임 제품 및 기술 부문 사장 제프 컴스톡 등 신임 경영진이 모두 등장하며, 니스의 변화를 실감케 했다.
러셀 CEO는 기조연설에서 "속도는 선택"이라는 발언으로 에이전틱 AI 시대의 핵심은 신속하고 목적 있는 실행력임을 강조했다. 그는 CIO 시절을 빗대 시장 전환기에 지체하면 도태된다는 점을 환기시키며, AI 도입은 더 이상 유예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님을 역설했다. 특히 그는 빠른 실행이 선택일 수 있는 시기는 한정적이라면서 AI 움직임에 있어 후발주자는 성공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니스의 사업 전략에서 주목할 부분은 단순한 컨택센터 도입을 넘어 전체 고객 경험(CX)을 포괄하는 플랫폼 통합이다. 기존의 기능별 솔루션을 조합하는 소위 ‘프랑켄슈타인 방식’은 AI 시대에는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왔다. 제품 간 데이터가 단절되면 인사이트는 불완전해지고 의사결정도 왜곡되기 때문이다. 니스는 과거 워크포스 관리(WFM) 업체로 출발했으나, 인컨택트(inContact)를 인수하면서 경쟁력 있는 통합 솔루션을 만들어냈다. 현재 니스가 신규 계약에서 플랫폼 경쟁 업체 수십 곳을 대체하고 있는 배경이기도 하다.
니스가 코그니지를 품에 안으면서 형성된 1+1>2의 시너지는 단순한 협업 그 이상이다. 코그니지는 루프트한자, 토요타, 바스프 등 대형 고객사를 보유한 에이전틱 AI의 강자다. 러셀 CEO는 코그니지를 계속 오픈 플랫폼으로 운용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지만, 핵심 자산을 직접 활용함으로써 개발 로드맵을 통합적으로 관리하고, 경쟁 우위를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이는 다른 CCaaS(서비스형 컨택센터) 기업들과는 차별되는 구조적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음성 기반 커뮤니케이션이 사라질 것이란 전망과 달리, 최근 니스 지표에 따르면 음성 채널은 여전히 두 자릿수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디지털 채널 확대에도 불구하고 자연어 기반의 AI 음성 상호작용이 더 정교해짐에 따라, 음성 인터페이스의 재부흥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반복적인 업무에서는 AI 음성 응답이 사람보다 더 나은 경험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주요 접점이 될 전망이다.
AI의 확산은 고객 경험 관련 의사결정을 조직 상층부로 끌어올리고 있다. 기존에는 주로 컨택센터 사업부에서 결정되었으나 이제는 CIO나 최고디지털책임자(CDO)가 주요 구매 결정권자가 되고 있는 흐름이다. 이는 기술적 변화가 조직 내 권력 구조까지 재편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코그니지의 AI 변혁 부사장 타이스 완더스는 실제 대부분의 신규 프로젝트가 C레벨 의사결정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변화에 소극적인 사업 부서보다는 전략 중심의 C-레벨이 주도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진단이다.
결론적으로 니스는 AI 중심의 고객 경험 혁신에서 선두주자를 공고히 하고 있다. 2026년은 니스가 비전 선언을 실행 가능한 성과로 전환할 수 있는지를 검증받는 해가 될 것이다. AI 전환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기술보다도 조직 문화의 변화라는 점에서, 니스의 플랫폼과 코그니지의 결합은 더욱 전략적인 의미를 지닌다. 업계는 이제 니스가 방향성을 넘어 실행력으로 그 우위를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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