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의 앤서니 쿡 부사장이 인공지능(AI) 기술 도입과 확산 과정에서 사회적 책임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인프라 투자 확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 도시와 농촌 사이에 벌어지는 디지털 격차 심화를 막기 위해 대규모 민관협력이 필수라는 목소리를 냈다.
쿡 부사장은 10월 30일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 AI를 누구나 활용할 수 있게 하려면 인프라 구축에 대한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혜택을 주는 동시에 사회 내부의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고, 이를 줄이기 위해서 정부와 기업, 시민사회 간 파트너십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수십억 달러를 투입해 교육 프로그램과 디지털 역량 강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쿡 부사장은 민간의 책임 있는 태도도 강조했다. 기업은 수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윤리적이고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AI 기술을 개발하고 공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국가 경제가 성장해야 기업도 성장할 수 있는 만큼, 장기적인 파트너십과 사회와의 균형 점을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예를 들어, 전력과 데이터센터 같은 기본 인프라를 탄탄히 구축해야 AI 기술이 의미 있게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매년 약 800억 달러를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으며, 단순한 기술 접근성을 넘어서 다양한 수준의 역량 강화를 위한 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곧 AI 기술에 접근할 수 있는 인구를 늘리고 산업 전반의 생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논리다. 또한 그는 친환경 기술과의 접목, 즉 ‘그린 테크놀로지’ 활용도 강조하면서, 미래 기술 인프라는 에너지 지속 가능성과 환경 문제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AI 기술의 확산이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빼놓지 않았다.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합성영상)처럼 기술 악용 사례는 사회 신뢰를 해칠 수 있으며, 혼자서 해결하기는 어려운 과제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그는 AI가 처음 설계될 단계부터 안전성과 윤리성을 고려해야 하며, 정부와 기업이 함께 기준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기술기업으로서 MS가 단순한 수익 창출 기업을 넘어, 디지털 시대에 요구되는 책임과 윤리를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계 각국이 AI 기술 도입을 가속화하는 시점에서, 이 같은 메시지는 앞으로의 기술 정책과 글로벌 기업의 역할 설정에 중요한 방향을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과 소외지역에서의 기술 접근성 확대는 국제사회 전체의 포용성을 높이는 핵심과제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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