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엔비디아 글로벌 성공 뒤엔 한국의 AI·e스포츠 열정 있었다'

| 연합뉴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서울에서 열린 공식 행사에서 한국이 인공지능과 그래픽 기술 산업 발전의 주역 중 하나였다고 평가하며, 자사의 비약적인 성장을 한국의 e스포츠 열정과 연결지었다.

황 CEO는 2025년 10월 30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그래픽처리장치(GPU) 브랜드 ‘지포스’의 한국 출시 25주년 기념 행사에서, 엔비디아 기술의 발전이 개인용 컴퓨터 그래픽을 넘어 전 세계 인공지능 혁신의 근간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GPU와 지싱크, 저지연 기술 등 우리의 주요 기술은 e스포츠와 한국 덕분”이라며, 엔비디아가 글로벌 기술 기업으로 거듭나는 데 있어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1990년대 후반 이건희 삼성그룹 선대회장으로부터 받은 편지를 언급하며, 한국과의 인연이 기술 개발 초기부터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회고했다. 또, 고주사율(헤르츠) 모니터나 초당 300프레임과 같은 고성능 디스플레이 환경이 처음 등장한 것도 한국이었다며, 당시에는 파격적이던 기술이 글로벌 기술 표준이 된 배경에 한국 소비문화의 빠른 수용성과 시장 역동성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황 CEO는 인공지능 산업의 미래에 대한 낙관론을 펼치며, AI 기술이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질 산업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AI는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기술 중 하나로, 오늘보다 더 큰 세계가 올 것”이라고 강조했고, 엔비디아는 현재 모든 클라우드와 컴퓨터 아키텍처가 자사 기술로 옮겨가는 플랫폼 전환의 시작점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또 하나의 관심사는 한국 주요 기업들과의 협력 확대 가능성이었다. 그는 삼성전자, SK, 현대차그룹, 네이버 등과의 인공지능 반도체 공급 계약이 조만간 발표될 예정이라며, 관련 발표는 한국 대통령이 할 것이라는 말을 남기며 구체적인 내용은 아꼈다. 다만 AI뿐 아니라 로봇 산업과 관련된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고 암시했다.

현재 엔비디아는 전날인 10월 29일 기준으로 약 5조 311억 달러의 시가총액을 기록, 세계 최초로 5조 달러를 돌파한 기업이 됐다. 황 CEO는 이와 관련해 “감사하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언급하면서, 자사 주가가 더 오를 여지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은 엔비디아가 앞으로도 인공지능 인프라 분야에서 세계적인 주도권을 가져갈 가능성이 크며, 한국과의 파트너십 역시 이 과정에서 전략적 중심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AI 반도체나 GPU 기술을 매개로 한 민관 협력도 지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