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금융 혁명 본격화… “판단하는 금융시스템으로 진화해야”

| 연합뉴스

인공지능(AI) 기술의 급속한 발전 속에서 금융투자업계가 기존 디지털화 수준을 넘어서, 보다 정교한 판단능력을 갖춘 AI 중심의 금융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대 산업공학과 조성준 교수는 11월 4일 서울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2025 건전증시포럼’에서, 현재의 디지털 금융은 단순한 거래 수단 전산화에 그친 반면, AI 금융은 자동화 기술을 기반으로 분석과 의사 결정까지 수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에는 학계와 금융업계 인사 등 약 120명이 참석했다.

조 교수는 디지털 금융이 기존 영업점 중심의 서비스를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이나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으로 전환한 수준이라면, AI 금융은 금융기관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투자 판단, 리스크 대응, 고객 맞춤 서비스까지 자동화하는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변화는 투자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신뢰성과 투명성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AI 기반 금융 전환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고 조 교수는 지적했다. 먼저, 각 금융기관이 자체적인 AI 전략과 비전을 수립하고, 그에 맞춘 전담 조직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고품질 데이터를 안정적으로 확보·관리할 수 있는 체계와 정보보안 수준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 이와 더불어, 기술과 금융 역량을 동시에 갖춘 융합형 인재 양성도 중장기적 과제로 꼽혔다.

한편, 이날 포럼에 함께 참여한 강형구 한양대 파이낸스경영학과 교수는 AI 기술이 자산운용과 주식거래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짚으며, 자본시장 또한 이러한 기술 기반 생태계 변화에 따라 전략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홍식 시장감시위원장 역시 “최근 코스피 상승세 등 긍정적인 기류가 이어지고 있지만, 기술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미래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향후 자본시장 전반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한 서비스 확대는 물론, 고객 맞춤형 투자 전략, 리스크 관리 체계 고도화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단지 기술 도입을 넘어 금융 생태계 전반에서 조직 문화와 인력, 제도까지 포괄하는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