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캐나다가 공동으로 선박 충돌 방지를 위한 인공지능 기반의 상황 인식 시스템 개발에 착수했다. 기존 항해 보조장비의 한계를 보완하고, 안전한 자율운항 시대를 앞당기기 위한 기술적 토대 마련이 목적이다.
부산항만공사는 2025년 11월 5일, 한국과 캐나다 간 국제공동연구 방식으로 ‘선박 장애물 탐지 및 충돌 회피를 위한 전방위 상황 인식 멀티모달 인공지능(AI) 시스템’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총 3년에 걸쳐 진행되며, 한국과 캐나다의 민간 및 공공 연구기관 5곳이 협력에 참여한다.
현재 항만에서 운항되는 자율선박들은 레이더, AIS(선박자동식별시스템), ECDIS(전자해도정보시스템) 등 정형화된 항해 장비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장비들은 작은 규모의 선박에는 탑재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비, 안개 등 악천후나 야간 상황에서는 탐지 성능이 현저히 떨어지는 문제가 있다. 이는 충돌 사고의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이러한 기존 기술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AI 기반의 통합 인식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있다. 구체적으로는 파노라마 적외선 센서를 활용해 전방위 시야를 확보하고, 다양한 기상 조건에서도 안정적인 물체 인식이 가능하도록 하는 기술이 개발된다. 또한 단순히 장애물을 탐지하는 수준을 넘어서 위험을 평가하고, 경로를 새롭게 설계하는 등 선박이 자율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의사결정 체계까지 구현하는 것이 목표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한국 측에서 자율운항 선박 기술 스타트업인 ‘케닛’, 부산테크노파크, 전남대 산학협력단이 참여하고, 캐나다에서는 현지 해양 감시 및 영상장비 전문업체인 ‘커런트 사이언티픽’이 협력 기관으로 참여한다. 각각의 기관은 센서 기술, 영상 분석, 항해 시뮬레이션 등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예정이다.
부산항만공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부산항이 세계적인 자율운항 선박 기술 개발의 전진기지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관련 기술이 상용화될 경우, 항만 뿐 아니라 연안 여객 운송, 해양 물류 등 다양한 해상 운송 분야에서 안전성과 운영 효율성을 동시에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해양 물류 산업 전반에서 자율화 기술 채택을 가속화하고,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기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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