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렘빅, 2,090억 원 투자 유치…엔비디아 슈퍼컴퓨터로 인과 AI 고도화

| 김민준 기자

기업용 인공지능 스타트업 알렘빅 테크놀로지스(Alembic Technologies)가 약 2,090억 원($145 million)을 유치하고 엔비디아의 최상위 초고성능 슈퍼컴퓨터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금은 시리즈B 성장 라운드로, 기존보다 기업가치를 무려 16배 가까이 끌어올린 결과다.

알렘빅은 이번 자금으로 엔비디아(NVDA)의 'NVL72 수퍼팟(superPOD)'을 중심으로 한 초고속 연산 인프라를 구축해 인과 인공지능(Causal AI) 모델의 고도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슈퍼컴퓨터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민간 보유 컴퓨팅 시스템 중 하나로 꼽히며, 알렘빅은 이를 자사 플랫폼의 핵심 연구 기반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인과 AI는 단순한 데이터 상관관계 분석을 넘어서 원인과 결과의 관계를 명확히 모델링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알렘빅은 해당 기술을 통해 소비자 행동의 배경을 더 심층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고객사의 의사결정을 정밀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렘빅의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 토마스 푸이그(Tomás Puig)는 "결국 성능 좋은 AI 모델 간의 차별화 요소는 모델 자체가 아니라 그 모델이 접근할 수 있는 고유 데이터"라며, “독점 데이터야말로 기업 전략을 보호하고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결정적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번에 도입하는 NVL72 수퍼팟은 엔비디아 블랙웰(Blackwell) GPU를 탑재하고 있으며, 데이터 센터 전문 기업 에퀴닉스(Equinix)와 협력해 초고속 DGX AI 슈퍼클러스터에 배치된다. 알렘빅 측은 해당 시스템을 자사의 연속학습형 스파이크 신경망 및 시공간 그래프 알고리즘에 맞춰 최적화해, 고객 수요 확장에 맞춘 실시간 인과 추론이 가능하도록 설계했다고 전했다.

특히 알렘빅은 이번 슈퍼컴퓨터가 두 번째 프라이빗 시스템 도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기존 퍼블릭 클라우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전용 AI 인프라 구축을 통해 연구 및 운영 리소스를 효과적으로 확보하는 데 의미를 뒀다고 설명했다.

투자 라운드는 프리즘 캐피털(Prysm Capital)과 엑센츄어(Accenture)의 공동 주도로 이뤄졌으며, 리퀴드2벤처스(Liquid 2 Ventures), 넥스트에쿼티(NextEquity), WndrCo, SLW 등도 참여했다.

엑센츄어의 CEO 줄리 스위트(Julie Sweet)는 "규제가 엄격한 업계일수록 상관관계 기반의 AI는 한계가 뚜렷하다"며, “알렘빅의 인과 AI는 검증된 원인-결과 기반 통찰력을 제공해, 리더들이 신속하고 결정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평가했다.

알렘빅은 향후 기업 대상 인공지능 활용의 기준 패러다임을 '패턴 인식'에서 '인과 해석'으로 전환함으로써, AI 산업 내 차별화된 성장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