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Ops 한계 넘는다…에이전틱 AI, 기업 IT 운영의 새 열쇠로 주목

| 김민준 기자

AI를 활용한 IT 운영(AIOps)은 오랫동안 기업들의 디지털 전환 전략에서 핵심 기술로 꼽혀 왔지만, 실제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이어졌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보다 정교하면서도 유연하게 IT 인프라를 관리할 수 있는 대안으로 '에이전틱 AI(agentic AI)'에 주목하고 있다. 파브릭스AI(Fabrix.ai)의 책임자들은 최근 개최된 ‘Agentic AI Unleashed’ 컨퍼런스에서 인터뷰를 통해, 기존 AIOps 모델이 실패했던 원인을 분석하며 새로운 접근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파브릭스AI의 최고제품책임자 바스카르 크리샨셋티는 고객 사이에서 에이전틱 AI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한편, 실제 적용에 있어 주저함도 공존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고립된 에이전트를 개별적으로 도입하거나 대형 언어 모델 기반의 코파일럿으로 제한된 시도만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러한 접근법이 오히려 운영 인프라의 복잡성을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기존 AIOps 시스템은 알림 자동화나 이상 탐지 측면에서 일정 수준의 효과를 보이긴 했지만, 주요 운영 프로세스의 전반적 자동화에는 미치지 못했다. 특히 근본 원인 분석이나 문제 해결 부분은 여전히 수작업에 의존하고 있고, 이로 인해 운영 비용과 대응 속도 측면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크리샨셋티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핵심 요소로 지능형 디지털 에이전트(Intelligent Digital Agents)를 제시했다. 실제로 파브릭스AI의 플랫폼은 보안, 클라우드, 재무 운영 등 각 분야에서 전문화된 에이전트를 적용해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시스템 상태를 진단해, 실행 가능한 조치를 인간과 협업하면서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특히 보안 운영(SecOps) 에이전트의 사례는 에이전틱 AI의 응용 가능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 해당 에이전트는 시스템의 취약점을 자동으로 식별해, 적절한 권한을 갖춘 장치에 접속한 후 설정을 점검하고, 상황에 따라 변경 요청을 생성하거나 자율적으로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용자 개입 여부도 유연하게 설정할 수 있다는 점은 기업 입장에서 거버넌스와 자동화 간 균형을 유지하는 데 유리한 점으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에이전틱 AI가 기존 AIOps의 ‘성배’로 여겨졌던 데이터 수집부터 탐지, 대응까지 전 과정의 완전한 자동화를 실현할 수 있는 열쇠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단, 이를 성공적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각 에이전트가 파편화되지 않도록 고도화된 통합 플랫폼 위에서 작동해야 하며, 실제 운영 환경에서도 즉시 가동 가능한 수준으로 준비돼야 한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혁신을 가속화하는 기술로서 에이전틱 AI의 가능성은 분명해지고 있다. 다만, 이를 기업 IT 운영에 뿌리내리게 하려면 기술적인 완성도뿐 아니라 조직 문화와 거버넌스 체계의 변화도 병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