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의 진화, AI가 재고관리까지 바꾼다…헨드릭슨·QAD '챔피언AI' 공개

| 김민준 기자

스프레드시트를 넘어서는 제조업의 미래가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제조기업들이 기존의 기록 중심 시스템에서 탈피해 실행 중심의 지능형 체계로 전환하고 있으며, 특히 재고 최적화 분야에서 인공지능(AI)이 강력한 조력자로 떠오르고 있다. 반복적인 업무 자동화는 물론, 복잡한 계획 수립을 간소화하는 데도 AI가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상업용 차량 서스펜션 전문기업 헨드릭슨(Hendrickson USA LLC)의 데이브 밀러 디렉터는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은 프로세스를 단순화하고 자동화하는 것”이라며 “AI는 이를 실행하기 위한 중요한 도구”라고 설명했다. 그는 QAD Inc.의 전략산업개발 부사장 톰 로버츠와 함께 'QAD 제조 챔피언 2025' 행사에 참석해 AI 기반 재고 최적화 솔루션의 도입 과정을 공유했다. 두 기업은 AI에 기반한 적응형 제조 시스템을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이는 단순히 기술 도입을 넘어서 현장 인력의 역량을 확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밀러는 변화가 잦은 생산계획(MRP) 환경에서 기존 방식으로는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헨드릭슨과 QAD는 새로운 인공지능 기반의 프레임워크를 설계했고, 이는 ‘챔피언 AI’라는 이름의 재고 최적화 에이전트로 구체화됐다. 파트별 특성에 따라 MRP 파라미터 할당을 자동화하고 분석을 통해 전반적인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프로젝트가 전개되고 있다.

핵심은 인간의 의사결정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 조종사’처럼 분석 기반의 액션 항목을 제안해주는 것이다. 이를 통해 반복적인 비부가가치 업무는 줄이면서, 직원들이 새로운 솔루션을 탐색하고 자신의 업무 방식과 사고력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로버츠 부사장은 “고객에게 필요한 것이 아니라면 우리는 그것을 개발하지 않는다”며 고객 주도형 공동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QAD는 헨드릭슨과의 협업을 통해 산업 현장 중심의 니즈를 체계화하고 이를 AI 솔루션 설계에 반영함으로써 실질적인 활용도를 높였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AI가 업무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인력 역량을 확장하고 학습을 유도하는 방식은 궁극적으로 기업 문화 자체를 바꾸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밀러는 “우리가 더 지능적으로 운영하려는 문화 변화가 바로 거기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AI 기반 제조 시스템은 단기간 내에 ROI를 증명하긴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운영 효율과 생산성, 인재 역량 강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혁신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된다. QAD와 헨드릭슨의 사례는 전통 제조업이 AI를 통해 얼마나 민첩하게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