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튜이트, 챗GPT와 1억 달러 협업…터보택스·퀵북스에 AI 통합

| 김민준 기자

금융 소프트웨어 전문기업 인튜이트(Intuit)가 오픈AI(OpenAI)와 1억 달러(약 1,440억 원) 규모의 파트너십을 맺고 자사 주요 앱들을 생성형 AI 서비스인 챗GPT(ChatGPT)와 통합하기로 했다. 이번 협업을 통해 인튜이트는 자사의 생산성을 높이는 동시에 수천만 명의 챗GPT 사용자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했다.

이번 계약은 여러 해에 걸친 전방위적 협력으로, 인튜이트가 보유한 터보택스(TurboTax), 퀵북스(QuickBooks), 크레딧 카르마(Credit Karma), 메일침프(Mailchimp) 등 핵심 제품들이 챗GPT 기반의 AI 서비스와 통합된다. 이용자들은 챗GPT 인터페이스 내에서 직접 세금 환급 예상, 신용 점수 분석, 소기업 재무관리 등 기능을 실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인튜이트 개발자는 오픈AI의 API를 전면 활용할 수 있으며, 전 직원은 챗GPT 엔터프라이즈 버전을 지속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인튜이트 측은 AI 연구와 고객 서비스 자동화 등 다양한 부분에서 오픈AI의 최신 모델을 적극 도입해 효율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픈AI 측 역시 이를 통해 자사의 AI 기술이 단순한 대화 도우미를 넘어 금융 문해력 향상과 실생활 문제 해결에도 활용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피지 시모(Fidji Simo) 오픈AI 애플리케이션 최고책임자는 “이번 협업은 챗GPT가 실제로 얼마나 실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를 보여줄 결정적 계기”라고 평가했다.

인튜이트 CEO 사산 구다르지(Sasan Goodarzi) 또한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챗GPT 사용자 기반에 직접 진입함으로써 새로운 고객층 확보가 가능하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터보택스 사용자는 챗GPT 내에서 수익 예상과 세금 분석을 간편하게 받을 수 있으며,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통해 별도 로그인 없이 질문과 업무 지시가 가능하다.

이번 협약은 오픈AI 입장에서 수익 확보 차원에서도 중요한 사건이다. 현재까지 챗GPT의 유료 가입자는 전체 사용자의 소수에 불과하며, 데이터 센터 인프라와 R&D에 막대한 투자 비용이 소요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앞서 오픈AI는 페이팔, 쇼피파이, 월마트와도 유사한 기능 통합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AI 산업 수익화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 계약은 오픈AI가 실제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했음을 입증하는 사례로 간주된다. 여전히 시장 일각에서는 AI 업계의 급등한 밸류에이션이 거품일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지만, 인튜이트는 현재 AI 기술이 전기와 인터넷에 버금가는 혁신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다만, 단기간 내에 급격한 변화가 나타나기보다는 점진적인 전환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은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