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언어 모델 개발사인 앤트로픽(Anthropic)이 엔비디아(NVDA) 및 마이크로소프트(MSFT)로부터 최대 150억 달러(약 21조 6,0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다. 세 기업은 공동으로 발표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AI 훈련 인프라와 차세대 칩 설계를 중심으로 긴밀한 협력을 추진한다.
이번 투자에서 엔비디아가 약 3분의 2를, 마이크로소프트가 나머지를 부담하며 앤트로픽은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 기반 인프라를 300억 달러(약 43조 2,000억 원) 규모로 임대할 계획이다. 앤트로픽은 특히 1GW급 컴퓨팅 자원을 확보할 예정으로, 이는 자사 모델 훈련과 운용에 핵심적인 성능 향상을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와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파트너십을 위해 자사의 최신 데이터센터 칩 아키텍처인 ‘그레이스 블랙웰(Grace Blackwell)’ 및 차세대 ‘베라 루빈(Vera Rubin)’을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GB300 NLV72 시스템은 72개의 블랙웰 GPU와 32개의 그레이스 CPU로 구성돼, AI 학습 및 추론에 특화된 초고성능을 제공한다. 여기에 GPU 전용 초고속 메모리인 HBM4를 탑재해 이전 세대인 HBM3e 대비 대역폭을 획기적으로 확장했다.
베라 루빈은 단일 시스템에 두 종류의 GPU를 결합한 독창적인 설계로 주목받고 있다. 이 중 하나인 ‘루빈 CX’는 대규모 언어 모델이 자연어 입력을 처리하는 ‘프리필(prefill)’ 단계에 최적화돼 있으며, 전체 시스템은 8엑사플롭스의 성능을 목표로 설계됐다. 이는 오늘날 세계 최대 슈퍼컴퓨터와 견줄 만한 수준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미 블랙웰 기반의 대형 클러스터를 일부 고객에게 제공하기 시작했으며, 앤트로픽은 이보다 더 고급화된 베라 루빈 시스템을 2026년 말부터 공급받을 예정이다.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이번 협력을 통해 자사 모델을 애저 기반 마이크로소프트 서비스에 적극 활용하고, 공동 판매 전략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파트너십은 앤트로픽의 AI 모델을 마이크로소프트의 '애저 파운드리' 플랫폼에 통합하는 것도 포함한다. 이를 통해 앤트로픽은 클로드 소네트 4.5, 클로드 오퍼스 4.1, 클로드 하이쿠 4.5 등 최신 AI 모델들을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3대 퍼블릭 클라우드에서 모두 제공하는 최초의 LLM 기업이 된다.
이와는 별도로 앤트로픽과 엔비디아는 향후 칩 전략을 공동 설계하는 엔지니어링 협업도 진행할 예정이다. 앤트로픽 모델에 최적화된 차세대 프로세서를 개발하기 위한 이 협력은 양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AI 인프라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가운데, 이번 초대형 협력은 시장 판도를 뒤흔들 잠재력을 지닌 대형 거래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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