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개발사인 오픈AI가 인공지능(AI) 산업 확장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대만의 전자기기 제조업체 폭스콘과 협력 관계를 맺었다. 이번 협력은 미국 내 AI 데이터센터를 자체 역량으로 확대하려는 오픈AI의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오픈AI는 11월 20일(현지시간) 폭스콘과 데이터센터용 하드웨어 개발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 파트너십에 따라 오픈AI는 AI 산업에서 요구되는 하드웨어에 대한 수요 정보를 폭스콘에 제공하고, 폭스콘은 그 수요에 기반해 하드웨어 설계와 제조를 맡게 된다. 다만 이는 정식 발주 계약은 아니며, 구매 의무가 없는 평가용 개발 협약의 성격을 갖고 있다. 폭스콘이 만든 장비는 오픈AI가 검토한 뒤 구매 여부를 선택하는 구조다.
협력의 범위는 단순한 서버 수준을 넘는다. 서버랙은 물론, 전력 공급망, 냉각 시스템, 네트워크 장비, 각종 케이블 등 데이터센터의 핵심 기반 장비 대부분을 포괄한다. 오픈AI는 이미 브로드컴과 협력해 AI 연산에 최적화된 자체 반도체 칩을 개발 중인데, 이번 폭스콘과의 협력까지 더해지면 데이터센터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를 점차 직접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전략은 미국 내 생산시설을 기반으로 엔비디아 같은 기존 AI 하드웨어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시도를 반영한다. 특히 미국에서 생산하면 현재 무역 갈등 등으로 인한 관세 부과로부터도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다. 로이터통신은 폭스콘이 미국 내에서 장비를 제조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제조업 중심 정책에 부합하면서 동시다발적인 수익 기회를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오픈AI는 이번 제휴의 목적이 미국 내 AI 인프라를 강화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는 "이번 협력이 AI 기술이 미국에서 개발되고 그 혜택이 널리 퍼지게 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AI를 통한 미국의 글로벌 기술 주도권 강화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최근 몇 년 사이 AI 기술 수요는 급속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를 뒷받침할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중요성이 함께 부각되고 있다. AI 모델 학습과 운영에는 방대한 컴퓨팅 자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자체 인프라 확보는 기술 기업들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요소다. 앞으로도 오픈AI를 비롯한 기술 대기업들이 미국 내 제조 역량을 강화하는 흐름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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