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FT)가 주최한 '마이크로소프트 이그나이트 2025' 행사에서 인공지능(AI)이 더 이상 단순한 조력자에 머무르지 않고, 데이터 인프라 전반에 걸쳐 ‘에이전트’ 단위로 통합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본격화됐음을 시사했다. 이번 이그나이트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델 테크놀로지스(DELL), 오라클(ORCL) 등 주요 파트너들이 AI 기반의 하이브리드 컴퓨팅 환경에 최적화된 신제품과 전략을 쏟아내며, 기업이 실질적으로 AI를 도입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돕는 데이터 중심 생태계 구축에 초점을 맞췄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번 행사에서 총 70개 이상 신제품을 공개했으며, 그중 에이전트 관리 콘트롤 플랫폼인 ‘에이전트 365’가 특히 주목받았다. 이 플랫폼은 기업들이 자사 인프라 내, 또는 외부 AI 솔루션을 보다 유연하게 통합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마이크로소프트의 보안과 거버넌스 체계를 그대로 적용할 수 있게 설계됐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기업의 내부 워크플로우에서 AI 에이전트를 단순 보조도구가 아닌 핵심 실행 단위로 운용할 수 있게 된다.
데이터 인프라 측면에서는 ‘패브릭 IQ’와 ‘델 파워스케일 for 애저’가 협력의 정점을 형성했다. 패브릭 IQ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레이크인 '원레이크' 기반에서 실시간 데이터 관계를 해석하며, AI가 더 효과적인 문맥 기반 분석을 수행할 수 있게 한다. 이와 함께, 델의 비정형 데이터 플랫폼인 원FS를 마이크로소프트 애저에 통합한 델 파워스케일은, 생명과학 등 대용량 저지연 데이터처리가 요구되는 산업에서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도록 제작됐다. 마이크로소프트 측은 “기존 파일 스토리지 마이그레이션을 넘는, 완전한 애저 네이티브 제품”으로 규정했다.
하이브리드 컴퓨팅 전략도 강화됐다. 마이크로소프트와 델이 공동 개발한 ‘델 코파일럿+ PC’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Copilot 기능과 온디바이스 AI 처리능력을 통합했다. 델은 이를 "AI 시대를 대비한 표준 인프라 장치"로 소개했으며, 대화형 음성 비서와 시각 인식 기능을 포함해 현장에서 바로 실행 가능한 AI 앱 환경을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보안상 민감한 데이터를 오프라인 AI 환경에서 처리하고자 하는 기업 수요에 완전히 부합한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마이크로소프트는 사설 AI 클라우드 구축을 위해 델 파워스토어와 연동되는 ‘애저 로컬’ 및 ‘애저 아크’를 배치할 수 있도록 했다. 기존 하드웨어를 유지하며 애저의 보안 모델을 채택할 수 있어 인프라 비용을 대폭 절감하고 민첩한 확장성을 확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 다른 주요 파트너인 오라클은 ‘오라클 데이터베이스@애저’와 ‘오라클 AI 데이터베이스’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 두 제품은 오라클의 고성능 데이터 기술력과 마이크로소프트의 AI 기능을 통합해, 기존 기업 데이터에 고난이도 AI 처리를 가능케 하는 솔루션이다. 오라클 측은 “기업 고객들이 현재 보유한 가장 중요한 데이터에서 AI 인사이트를 확보하는 것이 진정한 디지털 전환의 첫 걸음”이라고 강조하며, 마이크로소프트와의 멀티클라우드 전략이 이러한 고객 요구에 부응한다고 밝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이그나이트 행사를 통해 데이터 기반 AI 전략의 현실적 적용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theCUBE 리서치의 폴 나샤와티는 “전통적인 파일럿 단계를 넘은 AI의 본격적인 상용화 움직임이 뚜렷하다”며 “AI 수명주기의 전 단계에서 데이터를 조직적으로 통합하고, 에이전트 중심의 자동화를 통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전략이 이제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데이터 주권, 하이브리드 유연성, 그리고 통합 거버넌스를 중심으로 마이크로소프트가 포문을 연 ‘에이전틱 AI 시대’는 향후 수년간 글로벌 기업의 클라우드, 보안, 인프라 전략을 재편할 키워드가 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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