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환각 줄인 ‘에이전트 군단’…코반트, 글로벌 기업 시장 정조준

| 김민준 기자

스웨덴 스타트업 코반트(Kovant)가 에이전틱 AI 시장의 핵심 인프라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안고 전 세계 시장에 공식 출사표를 던졌다. 이번 글로벌 출시와 함께 코반트는 프리시드 라운드에서 150만 달러(약 21억 6,000만 원)의 초기 자금을 유치하며 기술력과 시장성을 입증했다.

코반트는 마이크로소프트(MSFT)나 세일즈포스(CRM)처럼 단일 작업 중심의 AI 코파일럿이나 챗봇이 아니라, 다양한 산업 업무를 분산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AI 에이전트 군단을 통합 관리하는 플랫폼을 개발했다. 스톡홀름에 본사를 둔 이 회사는 구매, 재고관리, 공급망 운영, 마케팅, 고객 응대, 컴플라이언스 등 여러 기업 기능 전반에서 에이전트가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핵심은 SLM(Small Language Model) 기반 아키텍처다. 코반트는 범용성을 강조하는 대형 언어 모델(LLM) 대신 업무별로 최적화된 소형 모델을 활용해 각 에이전트가 특정 기능에 집중하도록 설계했다. 예컨대 조달 기능에서는 공급업체 협의, 지출 관리와 리스크 분석을 전담하는 고유한 에이전트가 각각 존재하며, 판매 업무에는 입찰이나 복잡한 견적 요청을 맡는 전문 에이전트가 투입된다.

이 같은 설계는 정확도와 컴플라이언스, 감사 가능성까지 동시에 잡는다. 에이전트는 명확한 작업 경계 내에서만 작동하며, 자체 학습을 통해 지속적인 성능 향상도 가능하다. 코반트는 “AI 환각 최소화”를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며, 실제 기업 업무에 바로 적용 가능한 수준의 성과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번 투자 라운드는 스웨덴의 J12 벤처스가 주도했으며, Ampli, Green Ventures 및 다수의 엔젤투자자들도 참여했다. J12의 공동창업자 에밋 킹(Emmet King)은 코반트의 접근 방식이 전통 산업군에 특히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복잡하고 단절된 업무 시스템이 지속되는 산업 환경에서는 대부분의 AI 기술이 충분한 투자 대비 수익률을 내지 못하고 있다”며 “코반트는 이 문제를 현실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다”고 평가했다.

코반트는 1년 전 스텔스 모드로 출범해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등지에서 이미 100만 달러(약 14억 4,000만 원)가 넘는 매출 실적을 올리며 초기 시장 진입에 성공한 상태다. CEO 알리 사라피(Ali Sarrafi)는 이전에는 AMD에 인수된 Silo AI의 공동설립자였으며, 스포티파이, 메타플랫폼, 아마존, 구글 출신 인재들도 코반트에 합류해 강력한 팀을 구성하고 있다.

사라피는 “실제로 중요한 것은 '몇 개의 에이전트를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기업이 단기간 내 실질적인 이익과 손실에 어떤 변화를 주었는가”라며, “이번 자금 유치는 바로 그 임팩트를 빠르게 확장하기 위한 초석”이라고 말했다.

코반트는 장기적으로는 ‘실리콘 발할라’라 불리는 스웨덴 유니콘 기업군에 합류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에 앞서, 유럽 내 입지를 더욱 강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당분간은 스위스, 벨기에, 네덜란드를 주요 타깃으로 삼아 마케팅과 영업 역량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