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AI 서버 수요 폭증에 250억 달러 전망…“고성능 인프라 시대 본격화”

| 연합뉴스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거품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대표 서버 제조업체인 델 테크놀로지스가 AI 서버의 시장 수요가 예상보다 더 빨리 성장하고 있다며 출하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이로써 AI 인프라 확대 추세가 기업들의 투자를 지속적으로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델이 11월 25일(현지시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회계연도 2026년 연간 AI 서버 매출 추정치를 종전 200억 달러(약 29조4천억 원)에서 250억 달러(약 36조8천억 원)로 수정했다. 이는 현재 AI 기술이 실제 산업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동일한 회계연도 3분기(8∼10월)에는 무려 123억 달러(약 18조1천억 원) 규모의 AI 서버 주문이 들어온 것으로 집계됐으며, 그중 실제 출하로 이어진 금액만도 56억 달러(8조2천억 원)에 달한다.

델 측은 올해 하반기 들어 AI 관련 주문이 급격히 늘었다고 밝혔다. 제프 클라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성명을 통해 “AI 모멘텀이 가파르게 올라가면서 지금까지 약 300억 달러(약 44조1천억 원)가 넘는 AI 서버 주문이 들어왔다”며 현장의 수요 강도를 강조했다. 3분기 말 기준 AI 서버 수주 잔고도 184억 달러(약 27조 원)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성장이 데이터센터 확충 경쟁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대형 기술기업들이 생성형 AI와 머신러닝 모델을 고도화하면서 이를 구동할 고성능 서버와 관련 장비 수요가 크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델뿐 아니라 슈퍼마이크로컴퓨터,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 등도 미국 내 데이터센터 투자 확산에 힘입어 실적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고성능 AI 서버의 생산에는 필수 부품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 인상이 새로운 부담으로 떠오르고 있다. 클라크 COO는 실적 발표 후 전화회의에서 “서버 및 PC에 사용되는 메모리 칩의 가격이 비정상적으로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며, 공급망 관리를 통한 비용 통제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반등세와 맞물리며 향후 서버 가격과 수익성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같은 흐름은 단기적으로 서버 업체들의 매출 확대에 긍정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부품 공급 안정성과 인프라 구축 속도에 따라 시장 성장세가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AI 기술의 상용화 속도에 따라 실수요가 유지될 수 있는지가 향후 투자 방향을 결정지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