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조달 혁신 나선 프로큐어 AI, 1,300만 달러 유치…유럽 전역으로 확장 박차

| 김민준 기자

기업 조달 업무의 자동화를 목표로 한 독일 스타트업 ‘프로큐어 AI(Procure AI)’가 최근 1,300만 달러(약 187억 2,000만 원)의 시드 투자 유치를 마무리했다. 이번 투자는 글로벌 벤처캐피털 헤드라인(Headline)이 주도했으며, C4 벤처스와 퓨처리 캐피탈, 조달 산업 출신의 엔젤 투자자들이 참여했다. 단순히 공급업체 계약을 체결하고 부품을 조달하는 작업을 넘어, 이 플랫폼은 전사적 조달 업무 전반을 인공지능으로 통합 자동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는다.

프로큐어 AI는 기존 조달 소프트웨어와 경쟁하기보다는 이를 자동화의 기반 데이터로 활용하는 전략을 택했다. 자체 개발한 AI 네이티브 플랫폼은 기존 운영 시스템에 쉽게 통합돼 데이터를 흡수하고 이를 50여 개 AI 에이전트에 공급하는 구조다. 해당 에이전트는 크게 자율형, 협력형, 환경적 지원형 등 세 가지로 구분되며, 소싱, 계약, 구매, 인보이스 처리 등 전 영역을 대상으로 자동화를 가능하게 한다.

조달 부서의 인력 및 예산 부족 문제가 심화되면서, 이러한 자동화 필요성은 날로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프로지마(Proxima Group)에 따르면 기업 조달팀의 90%가 인력 부족 및 예산 제약, 기술 격차에 직면해 있으며, 미·중 무역 긴장 및 글로벌 공급망 재편성 등으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진 상황이다. 이러한 여건 속에서 조달 효율성 향상은 곧 수익 개선으로 이어진다. 해킷그룹(Hackett Group)은 외부 공급자 지출이 포춘 500대 기업의 매출에서 평균 60~75%를 차지한다고 분석한 바 있다.

프로큐어 AI는 자사의 기술력이 실질적인 비용 절감과 업무 효율 개선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한다. 자율형 ‘스팟 구매’와 전술적 소싱 에이전트는 평균 40%의 시간 단축과 항목당 3.7~5.2% 수준의 비용 절감을 실현하며, ‘견적~주문 처리’ 에이전트는 요청의 60%를 자동 처리할 수 있다.

공동 CEO 콘스탄틴 폰 뷔렌(Konstantin von Büren)은 “고객 기업들은 지금과 같은 인력 규모로 3배 규모의 소싱을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며, 수작업 방식은 더 이상 감당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AI 에이전트만이 조달 업무의 엄격함과 준수 요건을 만족시키면서도 자동화의 돌파구를 열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 12개월간 4배의 매출 성장을 기록한 이 스타트업은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를 넘어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북유럽 등 유럽 전역으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에너지 기업 엔바우(EnBW)와 청소기 제조업체 카처(Kärcher) 등 초기 고객사는 평균 30%의 업무 처리 시간 단축과 5% 수준의 비용 절감을 실현하며, 평균적으로 약 270만 달러(한화 약 38억 8,000만 원)의 비용 세이브 효과를 경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 CEO 이브 바우어(Yves Bauer)는 “우리 플랫폼은 단절된 데이터 환경 위에 바로 작동하는 방식으로 기존 인프라를 폐기하지 않고 가치를 확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사 헤드라인의 파트너 도미닉 빌헬름(Dominic Wilhelm) 역시 “기존의 조달 자동화 솔루션은 국지적 해결에 그치는 반면, 프로큐어 AI는 전체 운영의 ROI를 측정 가능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지금 전 세계 기업들이 ‘더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성과’를 요구받는 가운데, 프로큐어 AI는 조달 업무의 판도를 바꿀 다음 주자로 부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