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전 산업계에 번지면서, 기업 회계처리에 대한 우려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투자자들이 그간 대규모로 투입된 AI 관련 지출이 실제 수익으로 연결되고 있는지를 따지기 시작하면서 GPU 감가상각에서부터 데이터센터 회계 방식까지, AI 인프라 회계처리가 뜨거운 논쟁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더브 큐브 리서치(Breaking Analysis)의 데이브 벨란테에 따르면, 최근 AI 팩토리에서 활용되는 GPU는 내구성과 성능 측면에서 기존 감가상각 기준보다 오랜 사용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다만 메타(META)의 회계 방식은 여전히 논란의 중심에 있다. 일부 보도에 따르면 메타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투자금이 장부에 기록되지 않은 정황이 있으며, 이로 인해 AI 투자 수익에 대한 불확실성은 더욱 증대되고 있다.
AI 기술 자체에 대한 회의론도 확산되고 있다. 딥러닝 기반 대규모 모델 확대 전략의 한계를 지적해온 AI 전문가 일리야 서츠케버는 “스케일링 시대는 종말을 맞았으며, 앞으로는 연구 중심 접근이 승기를 잡을 것”이라며 연구 기반 AI 시대의 도래를 예고했다. 이는 곧 막대한 전력·자본이 투입되는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실효성 논쟁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기술 전선은 여전히 활발하다. 오픈AI는 신규 쇼핑 리서치 툴을 출시해 개인화된 제품 탐색 기능을 강화했고, 앤트로픽은 플래그십 모델인 클로드 오퍼스 4.5를 공개하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FT)도 저전력 PC용 AI 모델 ‘파라-7B’를 선보이며 파상공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한편 제프 베이조스가 설립한 비밀스러운 AI 기업 ‘프로메테우스 프로젝트’는 최근 스타트업 ‘제너럴 에이전츠’를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 투자는 공세적이다. 하모닉AI는 수학적 추론 능력 강화를 위해 1억 2,000만 달러(약 1,730억 원)를 유치했고, 금융 AI 스타트업 모델ML도 7,500만 달러(약 1,080억 원)를 확보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는 미국 정부의 AI 슈퍼컴퓨팅 역량 확대를 위해 500억 달러(약 72조 원)에 달하는 초대형 투자를 단행하기로 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반면 경기 민감도가 큰 하드웨어 및 서버 업체들은 엇갈린 성적표를 받았다. AI 수요 수혜를 입은 델(DELL)과 넷앱(NTAP)이 실적 상승을 이룬 데 비해, HP(HPE)는 부진한 가이던스와 대규모 정리해고 발표로 투자 심리를 냉각시켰다. 뉴타닉스, 워크데이 역시 실망스러운 실적 전망으로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오는 주 열릴 AWS의 연례행사 ‘re:Invent’는 이번 AI 회계 논란을 비롯해, 생성형 AI 비즈니스 모델의 지속 가능성이 핵심 주제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비공식 관측으로는 아마존이 아직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는 생성형 AI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오픈AI와의 협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AI 시대의 확산이 기술성과를 넘어 회계 감시 영역으로까지 번지며, 이제 기업들은 성능 이상의 재무 투명성과 장기 수익 전략으로도 평가받는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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