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GPU 1.3만개 한국 도착…AI 육성 본격화

| 연합뉴스

정부가 인공지능 산업 육성의 일환으로 추진한 그래픽처리장치(GPU) 공급 계획에 따라,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로부터 초도 물량 일부를 국내에 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계약 물량 가운데 약 1만3천개가 최근 한국에 반입되면서 본격적인 분배와 활용이 시작될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2월 1일, 지난 5월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확보한 1조4,600억 원의 재원을 기반으로 엔비디아와 협의한 GPU 공급 계약 일부를 집행했다고 밝혔다. 반입된 GPU는 최신 사양인 B200 시리즈를 포함해 여러 세대의 모델이 혼합된 형태다. 이는 앞으로 정부가 추진할 인공지능(AI) 연구 및 산업 기반 확대의 핵심 인프라로 활용될 예정이다.

공급받은 GPU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규모 연구기관, 대학, 스타트업 등 상대적으로 자원이 부족한 곳에 우선 배정된다. 정부는 내년 초부터 이들 단체에 장비를 제공하고, 공공 부문에도 동시에 투입할 계획이다. GPU 운용은 민간 클라우드 사업자가 보유한 데이터센터 내의 공간을 활용해 이뤄지며, 해당 기관이나 기업이 필요한 용량만큼 서비스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 GPU 공급은 지난 10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방한한 자리에서 공개된 대규모 계획의 일환이다. 당시 엔비디아는 정부에 5만 개, 삼성전자·SK·현대차그룹에 각각 최대 5만 개, 네이버클라우드에는 최대 6만 개 등 총 26만여 개의 GPU를 순차적으로 한국에 공급하겠다고 밝혔으며, 이번 초도 물량은 이 전체 계획의 일부다.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에 따라 이후 추가 물량도 순차적으로 도입하겠다는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확보한 GPU는 이른 시일 안에 활용 가능하도록 준비를 마친 상태”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정책은 초고성능 컴퓨팅 자원이 부족한 국내 AI 생태계에 숨통을 틔워주고, 대학과 스타트업의 연구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더 나아가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역량을 겸비한 국내 산업의 융합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 초도 물량을 시작으로 향후 추가 도입이 속도를 내면, 국내 AI 인프라의 체질 개선과 세계 시장 진출 기반도 탄탄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