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스타트업 앤트로픽(Anthropic)이 자사의 첫 인수 대상으로 개발자 툴 스타트업 번(Bun)을 선택했다. 클로드 코드(Claude Code)의 성능 향상과 인프라 확장을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2019년에 설립된 번은 자바스크립트 및 타입스크립트 개발을 위한 통합형 툴킷을 제공해왔다. 번은 단순한 런타임 이상으로, 패키지 매니저, 번들러, 테스트 실행기, 스크립트 러너를 하나의 실행 파일에 통합한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서버사이드 자바스크립트 플랫폼인 Node.js와 호환되면서도, 성능 면에서는 더 앞선 경험을 제공해 개발자들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애플의 JavaScriptCore 엔진을 기반으로 개발돼 메모리 사용을 줄이고 시작 속도를 가속화했다는 점에서 기술적 우수성이 돋보인다.
앤트로픽은 이번 인수를 통해 자사의 AI 코딩 지원 모델인 클로드 코드를 전면적으로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마이크 크리거(Mike Krieger) 제품총괄(CPO)은 “클로드 코드가 불과 6개월 만에 연간 매출 10억 달러(약 1조 4,400억 원) 규모를 달성할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며 “번 인수는 이러한 기세를 지속시키기 위한 핵심 전략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번은 우리가 추구하는 기술적 정체성과 완벽히 맞닿아 있다”며, 팀 전체를 합류시키는 데 의미를 뒀다고 밝혔다.
앤트로픽 측은 앞선 인수 이력이 없던 상황에서 이번 거래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내비쳤다. 회사는 앞으로도 타깃형 인수 전략에 따라,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엔터프라이즈 AI 시장 내 주도권 강화를 위한 추가 투자를 고려 중이라 밝혔다.
한편 번은 설립 이후 2022년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 등으로부터 약 700만 달러(약 100억 8,000만 원)의 초기 투자만을 유치했었다. 소규모지만 강력한 기술 기반을 갖춘 팀으로서, 대형 AI 기업과의 협력/인수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온 바 있다.
이번 거래는 AI 기업들이 개발자 툴 생태계 전반까지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 받을 만하다. 모델 성능뿐 아니라 코드 작성과 배포, 테스트 등 전 과정을 통합적으로 개선하는 흐름 속에서, 앤트로픽은 번을 세밀하게 포섭하며 차세대 AI 플랫폼 구축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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